[IB 풍향계]은행 자본성증권에 'KB vs NH' 자존심 경쟁국민·농협은행 발행 '추진'…인수단 오른 KB·NH '물밑 전략경쟁'
윤진현 기자공개 2024-05-08 07:55:2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자존심 경쟁'이 감지됐다. 두 하우스가 금융지주 산하 은행의 자본성 증권 발행 인수단으로 포함됐다. 각각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인수 업무를 맡았다.'AAA, 안정적' 우량 크레딧을 보유한 두 은행의 발행 조건은 비슷하다. 그럼에도 투자 수요 모집과 금리 수준 등 발행 결과는 상이할 수 있기에, IB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벌써부터 각 하우스는 '물밑 전략 경쟁'에 나섰다.
◇국민·농협은행 '신종자본증권' 채비…증권도 '긴장 모드'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이달 내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주관사단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신 인수단에는 각 지주 산하 증권사가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KB국민은행의 신종자본증권 인수단으로 KB증권이, NH농협은행의 신종자본증권 인수단으론 NH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린다.
이렇듯 두 은행의 자본성 증권 발행 시점이 겹칠 것으로 전망되자 업계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각 증권사가 지주 산하 은행의 발행을 전담하는 만큼 자존심 싸움이 예고돼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순위를 두고 경쟁하던 DCM 전통 강호 하우스들이 지주 산하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전담하게 됐으니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며 "두 은행이 같은 시기 조달을 결정 지으면서 투자자 모집 결과가 궁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신용등급과 전망도 'AAA, 안정적'으로 동일하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변제 순위 등을 근거로 하향 조정돼 'AA-, 안정적'의 등급을 받았다. 동일한 크레딧으로 신종자본증권 조달에 나서는 셈이다.
◇1년만의 '복귀전'…투자자 모집 결과에 쏠리는 업계의 '시선'
두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지난해에 이어 약 1년 만이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지난해 2월과 6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다만 두 은행의 발행 결과는 사뭇 달랐다.
KB국민은행은 4100억원을 4.67%의 금리로 발행했다. 당초 모집액은 3500억원이었으나 662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려 증액 발행을 마쳤다. 금리 역시 희망금리 밴드 하단(4.4~5.1%)으로 조달 이점을 누렸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6월 신종자본증권(농업금융채권)으로 4200억원을 조달했다. 5.3%의 조달 금리를 확정했는데, 당초 제시한 금리 수준(5.25%)보다 5bp가량 높여 발행을 마쳤다. 북빌딩 과정에서 금리를 높여 잡으면서 가까스로 수요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일한 크레딧을 보유했다 하더라도 시장 분위기와 기준금리의 수준에 따라 투자 수요도 달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본성 증권의 프라이싱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신한은행은 신종자본증권으로 총 2700억원을 모집한 가운데 748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결국 신한은행은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것은 물론 금리 역시 밴드(3.9~4.49%) 하단인 4.14%로 확정했다. 이후 JB금융지주와 BNK부산은행 등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연이어 고점을 기록하던 금리도 안정을 찾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시 기준금리로 삼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4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3.6%선을 웃돌았으나 최근 다시금 하락곡선을 보이고 있다. 나이스C&I에 따르면 전일(2일) 기준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565%로 집계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투자자 수요는 견고한 상황"이라며 "기준금리로 삼는 국고채 5년물이 지난 4월 3.6%로 고점을 기록한 후 다시금 안정세를 찾고 있기에 이 수준이 유지될 경우 조달 이점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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