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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외치는 삼성, 자신감·위기감 '공존' 연일 'AI가전=삼성' 강조, HBM 우려 불식 적극 행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17 11:18:1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바일, 가전, 반도체 등 주요 매출처를 다루는 사업부들이 전사적으로 달려드는 분위기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AI가 핵심이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는 최초의 'AI폰'임을, 비스포크 라인업 광고에는 'AI가전=삼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반등에 성공한 반도체 사업에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마하1 등을 주로 언급하고 있다.

공격적인 활동에도 삼성전자의 AI 경쟁력에 대한 의문부호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삼성전자가 AI 시대를 맞이해 과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AI 적극 홍보 삼성 vs 비교적 조용한 경쟁사, 결과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부진했다. 주요 부문에서 애플, LG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밀리면서 불안한 대외 환경만 탓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AI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사실상 모든 신제품에 AI를 붙이고 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비스포크 AI 인덕션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스팀 △비스포크 AI 무풍 갤러리 등 디바이스는 물론 기능에도 'AI OO'라는 이름을 새기고 있다.

'비스포크 AI'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1월 CES, 2월 갤럭시 언팩 등 주요 이벤트 참가 및 개최 외에도 3~5월 수차례 기자간담회와 출시 행사를 열면서 AI와 삼성전자의 연결고리를 연신 강조했다.

이는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모바일과 가전 분야에서 각각 최대 경쟁사인 애플과 LG전자 대비 적극적인 홍보로 AI폰, AI가전이라는 키워드를 삼성전자가 선점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에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삼성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AI 기기는 아직 실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다만 삼성이 워낙 마케팅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추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홍보가 이제 막 시작한 AI 시장에 대해 오히려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 관련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빅테크들과 달리 확실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AI 반도체 등을 자체적으로 갖추지 못한 점도 삼성전자 AI 디바이스의 한계로 꼽힌다. 이에 삼성전자는 그룹 내 계열사 또는 협력사와 협업을 통해 관련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삼성SDS, 네이버, 구글 등이 대표적이다.

대내외 평가와 별개로 삼성전자의 메시지는 자신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점 효과를 통해 AI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올해 AI 콤보, AI 스팀 등 혁신 가전과 함께 AI폰, AI 스크린 등 삼성전자 제품에서 'AI=삼성'이라는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AI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선보이며 AI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의 HBM 경쟁력을 소개하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자존심 구긴 메모리 사업, 반격 통할까

삼성전자의 완제품 부문과 반도체 부문은 상반된다. AI 반도체 대표 품목인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쌓아 만든 고부가 메모리다. AI 서버 핵심으로 떠오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짝을 이뤄 수요가 급증한 상태다. HBM에 큰 힘을 쏟지 않던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해당 프로젝트를 이어가면서 엔비디아, AMD 등 대형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현시점에서 HBM은 SK하이닉스를 넘어 SK그룹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기존 주력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SK하이닉스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를 받치고 있는 HBM의 중요성과 기술력을 알리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도 경계현, 이정배 등 반도체 경영진이 HBM 경쟁력 홍보에 한창이다. 차세대 제품에서는 경쟁사에 앞설 것이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내부 조직도 HBM에 초점을 맞춰 구성하는 등 SK하이닉스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합작 개발한 AI 가속기 '마하1'도 삼성전자의 홍보 포인트다. HBM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 대비 한발 늦었으나 국내 최대 하드웨어(HW) 기업과 소프트웨어(SW) 기업 간 만남으로 이목을 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성능 등에서 삼성전자의 AI 반도체가 밀리는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고객 확보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에는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돌아갈 텐데 그때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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