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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블루프린트 체크]바이오인프라, 투자에 '박하고' 배당에 '후했다'연구개발·시설자금 계획대비 30% 하회...순이익보다 배당액 더 많아

안정문 기자공개 2024-05-14 08:05:52

[편집자주]

기업들은 IPO 과정에서 공모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비즈니스 계획과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상장 이후 실제 자금 집행과 실적은 그것과 차이가 나는 게 다반사다. 이에 더벨은 IPO 당시 기업이 내놓은 계획과 그 이후 실제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되는지, 또 주가산정 때 활용했던 비교군이나 실적 추정치가 타당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인프라는 상장 당시 중장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사업 고도화와 확장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증시 입성 첫해부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그에 걸맞는 자금을 투입하지 못했다. 공모자금 활용에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뜻이다.

반면 배당에는 후했다. 벌어들인 돈(순이익)보다 더 많은 자금을 배당에 투입했다. 최대주주인 이상득 대표의 상황을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부진에 공모자금 투입도 줄어

바이오인프라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당시 사업고도화, 사업영역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을 중장기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바이오인프라는 2007년 이상득 대표가 설립했다. 제네릭 및 개량신약의 임상을 위탁수행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사업고도화를 위해 검체 분석 및 데이터 처리, 보고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서비스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업영역 확대와 관련해선 바이오 의약품 분석, 합성 신약 DMPK 검색 등과 관련해 신규 서비스를 추진한다. 해외시장 진출은 글로벌 분석기기 1위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아세안 시장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을 세워 아세안 지역의 CRO(임상시험 수탁기관) 시장 진출에 나선다.

단기적으로 2025년까지는 미충족 수요(unmet need) 시장 진입 및 확대, 글로벌 진출,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유지 등으로 가파르게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 매출은 2년 전인 2021년보다 5억원 적다.

2023년 바이오인프라는 별도기준 전년비 매출이 15.0% 줄어든 301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79.5% 감소한 13억500만원, 순이익은 67.9% 줄어든 20억2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계획보다 줄었다. 기존에 바이오인프라는 공모자금을 연구개발 인건비, 시설자금, 차입금 상환 등에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연구개발 인건비로 지난해와 올해 분석 자동화 시스템 프로그램 개발에 각 5억원을, 시설자금으로는 지난해 최소 31억8000만원을 집행했어야 한다. 이 밖에 차입금 상환에도 공모자금을 썼어야 했다. 운전자금/기술보증기금 목적으로 빌린 단기차입금 13억원을 지난해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실제 투입내역은 상장계획보다 30% 이상 적다. 인건비와 시설자금, 채무상환자금 모두 적게 집행됐다. 연구개발 인건비에는 3억4500만원, 시설자금에는 19억2500만원, 채무상환자금으로는 7600만원을 썼다.

계획과 비교했을 때 연구개발 인건비가 31%, 시설자금은 39.5%, 채무상환자금은 94.2% 적게 집행됐다. 사업고도화, 사업영역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 강조했는데 관련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적이 부진하면서 성장 관련 공모자금은 계획보다 줄었지만 배당금은 순이익을 넘어섰다. 바이오인프라의 총배당금은 28억7800만원, 배당성향은 143.8%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이상득 대표의 지분은 206만4849주, 지분율은 43.05%다.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은 37.95%에 불과하다. 이 대표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약 12억39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배당성향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바이오인프라 관계자는 "신규사업 세팅이 늦어지면서 자금집행이 미뤄졌다"며 "조만간 시설자금으로 20억원 정도 자금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투자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지난해 인력도 많이 채용했다"고 덧붙였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어간 배경에 대해선 "지난해 IR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이 때문에 주주이 불만도 좀 있었다"며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높게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당시 비교군 역시 부진

한편 실적부진은 바이오인프라만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에 걸친 현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바이오인프라는 주가산정을 위한 비교군으로 바이오톡스텍, 드림씨아이에스를 꼽았는데 해당 기업들 역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이 근거다. 다만 바이오톡스텍, 드림씨아이에스는 지난해 실적에 따른 배당을 단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바이오톡스텍은 연결기준 매출 326억3100만원, 영업손실 81억8700만원, 순손실 8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2.5% 줄고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드림씨아이에스는 연결기준 매출 478억4400만원, 영업이익 15억8700만원, 순이익 38억5800만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2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2.7%, 순이익은 14.7% 줄었다.

바이오인프라는 1차로 업종의 유사성, 2차로 재무적 유사성, 3차로 사업의 유사성, 4차로 비재무적 기준 등을 적용해 바이오톡스텍과 드림씨아이에스를 골랐다. 그러나 바이오인프라의 시가총액은 비교군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다. 9일 오후 12시40분 기준 바이오인프라의 시가총액은 511억원, 바이오톡스텍은 914억원, 드림씨아이에스는 101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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