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주총까지 '운명의 20일'…법원 판결 주목 31일 주총 예정, 민희진 대표 해임 여부 결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4-05-13 10:55:3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일. 어도어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이다. 이날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하이브의 요구대로 물러나거나 혹은 대표로서 직무를 수행하며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활동을 좀더 지원할 수 있다.관건은 법원 판결이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경영권 찬탈이라는 누명을 쓰고 물러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민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하이브는 민 대표를 해임시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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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이사회가 10일 오전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이사회에는 민 대표는 물론 사내이사와 감사 모두 참석했다.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외에 신동훈 부사장, 김예민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사는 박진씨인데 하이브 소속이다.
어도어 이사회는 이달 31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일을 설정했다. 또 주주총회 안건은 하이브가 요청한 내용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의 안건은 민 대표 해임을 골자로 하는 ‘이사진 해임 및 신규선임안’이다.
민 대표 측이 임시 주총일을 31일로 잡은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임시 주총은 이사회에서 소집을 통지하면 15일 뒤 열린다. 25일이 주말인 만큼 27일경 어도어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좀더 늦어졌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민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김상훈 부장판사에게 배정됐다. 이에 따라 첫 심문기일이 17일 오전 10시 45분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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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관계자는 “민 대표 측이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에 사활을 걸 것”이라며 “최근 재판의 추이를 고려하면 판결은 29~30일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현재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세종을 내세웠다. 민 대표의 사건을 맡아 이끄는 변호사는 기업지배구조와 경영권 분쟁에 특화해 전문성을 쌓은 인물로 현대엘리베이터, 아시아나항공 등 적대적 M&A와 경영권 분쟁 사건 등을 맡아 이끈 경험이 있다.
세종이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근거는 주주간계약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초 민 대표에게 어도어 지분 20%를 넘겨주는 대신 5년 근속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근속조건이 끝나는 시점은 2026년 11월이다. 대표에서 해임돼도 민 대표가 어도어와 뉴진스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경업금지 조항도 있다. 경업금지는 경쟁업종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의미한다. 민 대표는 어도어 보유지분 18% 가운데 13.5%에 대해서만 풋옵션을 행사해 하이브에게 지분을 팔 수 있다. 나머지 4.5%의 지분에 대해서는 주식을 단 한 주라도 매각하려면 하이브이 동의를 받아야 하는 양도제한 약정이 걸려 있다. 또한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경쟁업종의 기업에서 일할 수도 없다.
법원이 민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임시 주총이 열려도 하이브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법원이 반대의 판결을 내린다면 민 대표는 임시 추총일에 꼼짝없이 물러나야 한다. 민 대표도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하이브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는 정관 개정은 물론 대표 해임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대표에서 해임한다고 해도 법정공방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상법상 임기 만료 전 이사를 정당한 이유없이 해임한다면 해당 이사는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서다. 민 대표가 하이브를 향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하이브는 민 대표와 신 부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관심사안인 만큼 다른 사건보다 세밀하게 속도를 내서 수사하겠다”며 지금은 용산서가 수사를 맡아 기록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여론전에 있어서도 31일이면 민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어도어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뉴진스를 향한 관심도가 높은 가운데 뉴진스가 24일 새 싱글앨범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발매한다.
임시주총일은 앨범을 발매한 지 일주일이 되는 시점으로 초동판매량이 시장에 공개되는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진스의 앨범 판매량이 많다면 민 대표는 하이브가 능력 있는 인재를 강제로 내친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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