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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SK텔레콤, 약화된 투자통로 역할…미국은 예외⑥미국 투자법인 출자 지속…상장사 지분취득도 병행

이민호 기자공개 2024-05-21 08: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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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5: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은 2021년 11월 SK스퀘어 인적분할 이후 그룹 주요 투자통로로서의 역할이 다소 약화됐다. SK스퀘어로 지분투자 기능이 상당 부분 옮겨간 데다 SK에 대한 배당수익원으로서 지분투자에 따른 현금 소요를 지양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완전자회사 형태의 해외 투자법인에 대한 출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 상장회사 주식 취득도 병행하고 있다.

◇SK스퀘어로 투자기능 분산…미국 투자는 현재진행형

SK텔레콤은 기본적으로 현금흐름이 우수해 현금이 풍부하다. 설비투자와 지분투자에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이 지난해말 8174억원으로 3년 전이자 SK스퀘어 인적분할 직전인 2020년말 8771억원과 거의 비슷했다. SK스퀘어가 투자형 중간지주사를 표방하면서 분할 때 많은 현금을 가져갔지만 SK텔레콤이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현금을 쌓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현금흐름을 앞세운 SK텔레콤은 SK스퀘어 분할 전에는 그룹 주요 지분투자 이벤트에서 투자주체가 됐다. SK하이닉스 경영권 인수주체로 나선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SK스퀘어 분할 후 지분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었다. 별도 기준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이 2021년말 4조8411억원에서 지난해말 4조670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을 정도다.

먼저 지분투자 기능이 SK스퀘어로 상당 부분 옮겨갔기 때문이다. 2020년 603억원을 출자했던 미국 투자법인(SK Telecom TMT Investment·현 SK Square Americas·지분율 100%)이 SK스퀘어 자회사로 이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SK온 자금 소요 등에 대응해야 하는 SK에 대한 배당수익원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지분투자에 따른 현금 소요를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국에 대한 지분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는 동남아 투자를 위한 싱가포르법인(SK South East Asia Investment·지분율 20%)에 대한 출자가 2020년 1198억원 이후 3년(2021~2023년)간 없던 점이나 국내 반도체 소재회사 투자를 위한 사모펀드(퀀텀이노베이션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지분율 60%)에 대한 출자가 2020년 112억원 이후 3년간 총액 9억원에 그친 점과 비교된다.

사피온(Sapeon)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이다. 사피온은 애초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반도체사업부로 존재했다. AI반도체사업부 분사를 위해 사피온을 설립한 곳이 미국이다. SK텔레콤은 2022년 1월 485억원을 들여 미국 사피온을 설립하는 동시에 400억원을 들여 국내 사피온코리아를 설립했다. 사피온코리아에 AI반도체사업을 311억원에 양도하고 사피온코리아 지분 전량을 미국 사피온에 400억원에 넘겨 SK텔레콤→사피온→사피온코리아의 지배구조를 정착시켰다.

◇미국 투자법인 출자…상장사 주식취득도 병행


미국 투자를 위한 투자법인에 대한 출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틀라스인베스트먼트(Atlas Investment)에 대한 출자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투자를 위해 2011년 6월 케이만제도에 완전자회사로 설립됐다. SK텔레콤은 이 회사에 2020년 129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2021년 126억원, 2022년 40억원, 지난해 340억원을 잇따라 출자했다.

아틀라스인베스트먼트는 미국에 SK텔레콤이노베이션펀드(SK Telecom Innovation Fund)와 케이만제도에 SK텔레콤차이나펀드(SK Telecom China Fund I)를 각각 조성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노베이션펀드는 SK스퀘어가 지분 56.9%를 보유한 스위스 양자정보통신회사 IDQ(id Quantique)에 2022년 1300만달러를 대여했으며 지난해 대여금 전액을 보통주로 전환한 바 있다. 다만 SK텔레콤 측은 "다양한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투자 내역 등은 대외적으로 오픈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SK텔레콤아메리카(SK Telecom Americas)도 꼽을 수 있다. SK텔레콤이 글로벌시장 개척과 벤처투자 용도로 1995년 12월 미국에 완전자회사로 설립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이 회사에 391억원을 출자했다. 아틀라스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출자금(340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SK텔레콤아메리카는 SK텔레콤으로부터의 출자금을 미국 글로벌AI플랫폼코퍼레이션(Global AI Platform Corporation)과 국내 글로벌AI플랫폼코퍼레이션코리아를 설립하는 데 썼다. SK텔레콤 측은 "미국법인은 글로벌 빅테크, AI 스타트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SK텔레콤의 AI 생태계를 확대해나가고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갈 계획"이라며 "SK텔레콤이 현재 글로벌 텔코(Telco) 컴퍼니들과 개발 중인 텔코 특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AI 플랫폼 사업 추진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형태는 아니지만 소수지분 투자도 활발하다. 2021년 미국 피노멕스(PhenomeX·옛 Berkeley Lights) 주식에 316억원을, 마벨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 주식에 96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지난해말 기준 피노멕스 주식은 전량 처분했으며 마벨테크놀로지 주식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비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주식에 1970억원을, 앤트로픽(Anthropic) 주식에 1321억원을 각각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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