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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성공기]글로벌 누적 판매 113만대의 의미는①해외 판매 가파른 증가세…미국 내 판매 순위 어느덧 9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5-21 11:27:34

[편집자주]

2015년 11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6년 만에 국내 공식 무대에 등장해 제네시스 출범을 직접 알렸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로 통하던 현대차의 승부수였다.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에 그쳤다. 안방을 넘어 해외에서도 점차 존재감을 키우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벨이 제네시스가 시장에 안착한 요인을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세기 말 유럽에서 태어나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자랐고 20세기 말 일본에 좌우됐다. 자동차 산업 얘기다. 21세기엔 한국도 한 페이지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원인이 다양하지만 제네시스의 선전 역시 한몫하고 있다.

프로젝트명 BH. 현대차는 2007년 3월 미국에서 제네시스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이후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2015년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자동차 브랜드로 새출발했다.

출범 9년차를 맞은 지금 제네시스는 현재(2024년 3월)까지 누적 판매량 113만대를 기록 중이다.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많았지만 우려를 깨고 순항 중이다.



◇올해 3월까지 누적 판매량 113만대

판매량만 놓고 보면 시장에 안착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출범 이듬해인 2016년 국내와 해외를 더해 모두 6만4279대 팔리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는 22만5189대로 늘었다. 7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 판매 순위는 10위권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무주공산이었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 역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다. 사실 국내에서의 성과를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온전한 성공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애매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역시 적수가 없었다.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던 KG모빌리티의 체어맨 역시 제네시스가 브랜드로 나온 지 2년여 만에 단종됐다. 대형 세단을 비롯한 법인차 수요는 고스란히 제네시스 몫이 됐다.

현대차 입장에서 고무적인 건 해외, 특히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의 선전이다. 미국은 고급차 시장의 전쟁터다. 상징성 측면에선 중국과 유럽을 압도한다. 일본 토요타가 처음 렉서스를 선보일 때 철저하게 미국 시장을 목표로 준비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보여준 성장세는 말그대로 괄목할 만하다. 2020년까지만 해도 1만~2만대 사이를 오가던 판매량은 2021년 4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년 만인 지난해엔 7만대에 육박했다. 미국 내 고급차 브랜드 판매 순위는 2018년 14위에서 지난해 9위까지 뛰었다. 마세라티, 재규어, 인피니티, 랜드로버를 하나하나 따라잡았다.

제네시스 앞에 있는 브랜드는 BMW, 벤츠, 렉서스(토요타), 아우디, 캐딜락, 아큐라(혼다), 링컨 등 역사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한때 비교조차 어렵던 곳들이다.


◇고급차 시장에 말그대로 '침투'…미국에서 9위까지

사실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 제네시스의 성과를 놓고 업계에서 대체로 우호적 시선을 보내면서도 완전히 성공했느냐를 놓고는 말이 갈리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제네시스가 벤치마킹했다는 렉서스와 비교하면 어떨까. 제네시스는 출범 8년 만인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다. 반면 렉서스는 1989년 처음 나온 이후 9년 만인 1998년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다만 둘은 결정적 차이가 있다. 제네시스는 국내 중심, 렉서스는 해외, 그 중에서도 미국 중심으로 판매됐다. 제네시스의 경우 100만대 판매에서 내수의 비중이 70%에 이르렀다. 반면 렉서스는 100만대 대부분이 미국에서 팔렸다. 렉서스는 유럽에 1991년 첫 선을 보였으나 연간 판매량이 2만대 수준으로 매우 미미했다. 고향인 일본에선 2005년이 돼서야 공식 판매가 시작됐다.

해외 판매로만 따지면 2015년부터 올 3월까지 제네시스의 누적 판매량은 37만5486대다. 렉서스와 비교하면 느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처음 렉서스가 처음부터 내수가 아닌 미국을 겨냥했다는 점, 당시와 지금의 시장 환경이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의미있는 성적표다. 렉서스와 제네시스 사이엔 무려 30년에 가까운 시차가 있다.

무슨 시장이든 '고급'이 붙는 순간 후발주자에겐 난공불락이 된다. 개인의 취향 등 사적 영역부터 타인의 시선 등 공적 영역까지 미묘하게 얽혀있는 고급차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린 이름값은 자본력으로도 쉽게 뚫리지 않는다.


실제 미국 고급차 브랜드 판매 순위를 봐도 매년 1~2위는 벤츠와 BMW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으며 3위는 렉서스, 4위는 아우디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5~8위는 캐딜락, 아큐라, 링컨, 포르쉐가 차지하고 있는데 역시 순위 변동은 크지 않다.

10위 안쪽, 아니 15위 안쪽으로 살펴봐도 최근 10년 사이 만들어진 브랜드는 제네시스가 유일하다. 대부분 100년 이상, 적어도 50년 가까이 된 브랜드들 사이에서 완전한 후발주자 제네시스가 말그대로 '침투'하는 모양새다.

내수에서의 탄탄한 입지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쉽게 출발한 건 맞지만 제네시스 역시 내수용은 당연히 아니다. 최근 몇 년의 판매 전략도 국내가 아닌 해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3년의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내수 판매는 제자리걸음인 반면 해외 판매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부터는 내수와 해외의 판매 비중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부에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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