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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해진공 2회차 영구채도 주식전환, HMM에 미칠 영향은 지난해 주가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앞으로도 주식전환 이어질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4-05-22 08:54:3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중도 상환 시기가 다가오는 HMM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HMM 주가가 5000원이 넘는 한 남은 1조5800억원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매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은 유통량과 주당 가격, 불확실성 등의 주요 변수를 뒤바꿀 요인이 된다. 확실한 건 HMM 매각에는 불리하다는 점인데 산은과 해진공도 이를 모를 리 없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은 이번주 중도 만기가 다가오는 1000억원 규모 HMM 영구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HMM이 5년 전인 2019년 5월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제194회 영구채다. 신주 상장일은 6월 11일로 양사 보유 지분율은 기존 57.88%에서 59.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영구전환사채는 모두 5건이다. 앞으로 중도 상환 시기가 줄줄이 다가온다. 모두 더하면 1조5800억원 규모다. 전부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71%대까지 높아진다.


이번 주식 전환은 어느 정도는 예견된 수순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해 10월에도 영구 전환사채 및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1조원을 주식으로 전환했다. 지분율은 40.65%에서 57.88%로 높아졌다.

산은과 해진공은 당시 '이익의 기회를 포기하면 배임'이라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번 주식 전환 역시 같은 이유로 전해진다. HMM은 현재 보유한 현금이 충분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환을 결정했지만 발행사의 상환권보다 투자자의 보통주 전환권이 우선한다.

영구채 가격은 모두 주당 5000원인데 HMM 주가는 최근 몇 달 1만5000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발행가 대비 주가가 3배를 넘어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식 전환을 하는 게 훨씬 이익이 크다.

매각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해보인다. 주식 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으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지만 지분율은 높아지고 주가가 다시 회복하면 지분 가치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주식 전환 당시 주가가 떨어지긴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회복됐다. 발표 당시 2만원대였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10월 1만40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연말 다시 2만원대를 회복했다.

결국 매각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산은과 해진공은 지분 57.88%%를 매각 대상으로 정했는데 당시에도 높은 몸값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71%대 지분을 현재의 시가총액 기준으로 산출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도 몸값이 8조~9조원대에 육박한다.

재매각 추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올해 깜짝 실적을 낼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예상보다 이르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몸값은 걸림돌이다. HMM은 홍해 사태 이후 해운운임이 급등하면서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1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배 가까이 늘어난 407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중동 내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매각을 놓고 양쪽의 온도차이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 지 오래다. 구조조정 및 투자 자금이 필요한 산은 입장에선 빨리 매각해 대금을 챙기는 게 낫지만 해운업 지원과 관리가 중요한 해진공은 아무래도 HMM 지분 매각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진공은 2018년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법에 따라 해운 기업의 안정적 선박 도입, 유동성 확보 지원, 해운 산업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주무부처는 해양수산부다.

당시 해진공 설립에 따라 기존 한국선박해양이 보유하고 있던 HMM 지분 4.42%가 해진공으로 승계됐다. 한국선박해양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지분이다. 이후 2021년 6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이 단번에 19.96%로 높아졌다. 지난해 이뤄진 주식 전환으로 지분율은 다시 28.68%%까지 높아졌다.

해진공은 설립 이후 줄곧 일부 선사에 지원이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HMM 살리기에 집중해왔다. 해운업 지원이 본업인 만큼 HMM이 품에서 떠나는 걸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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