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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장학회 2024]삼성의 '에피스클리' 첫 직판 고속안착 비결, 역시 '삼성다움'안토니오 리토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법인장 "연내 처방환자 600명 목표"

스톡홀름(스웨덴)=차지현 기자 공개 2024-05-26 17:20:4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6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를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이 시장의 마켓 리더가 됐다. 현시점 우리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했다."

24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 2024(ERA 2024) 현장에서 만난 안토니오 리토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법인장(상무, 사진)은 이 같이 말했다.

리토 상무는 일라이릴리, 샤이어 파마슈티컬스, 알렉시온 등 굴지의 제약바이오 업체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2022년 9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유럽법인을 이끌고 있다.

◇안정성·솔리톨 프리 제품경쟁력 앞세워 유럽 시장서 훨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7월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직접판매에 나섰다. 창립 이래 첫 직판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엔 우니아나 아젭스 등 프랑스 톱 의약품 공급 관리 그룹들로부터 1, 2위로 입찰을 따내기도 했다. 이탈리아 지역에선 입찰의 90%를 따냈다.

불가능으로 여겼던 의약품 해외 직판에서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만한 성과를 낸 건 고무적인 일이다. 비결이 뭘까.

안토니오 리토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법인장

리토 상무는 제품 경쟁력을 꼽았다. 먼저 에피스클리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 대비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솔리리스는 저온상태로 관리해야 하는 콜드체인 의약품이지만 에피스클리는 솔리리스보다 더 높은 온도 조건에서 더 오랜 기간 저장 및 유통이 가능하다.

그는 "초고가 의약품인 솔리리스는 혹여나 전기 문제로 냉장고가 멈추기라도 하면 큰 손실을 초래한다"면서 "에피스클리는 2~8도 상온에서 3개월 보관이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성을 끌어올렸다"고 했다.

'솔비톨 프리'도 강점이다. 솔비톨은 의약품 안정성 제고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하지만 하지만 과당이나 설탕 등 과당 전구물질을 소화할 수 없는 과당 불내증 환자엔 거부 반응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투여가 금지된다. 경쟁 약물로 꼽히는 암젠의 '베켐브엔 솔리톨이 포함돼 있다.

리토 상무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환자가 증상을 보여 병원에 왔을 땐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 24시간 이내에 약물을 주사해야 한다"며 "긴박한 순간에 과당 소화 가능 여부를 검사할 시간이 없기에 의료진 입장에선 솔비톨이 없는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2세 미만 영유아는 과당 불내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솔비톨이 있는 제품은 처방할 수 없다"며 "aHUS 환자의 20%가량이 소아 환자인 만큼 중요한 처방 요소"라고 덧붙였다.

◇빠른 직판 안착 배경엔 철저한 준비 그리고 선택과 집중

물론 제품이 뛰어나다고 해서 무조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약업계는 그 어떤 업권보다도 보수적이다. 의료진을 설득하지 못하면 처방 변경(스위칭)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번 에피스클리 판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직판 도전이었다.

예상보다 빨리 직판 체계를 안착시킬 수 있던 요인을 묻는 질문에 리토 상무는 "삼성이라 해냈다"고 답했다. 역량이 분산되지 않도록 환자 수가 매우 적은 초희귀질환으로 범위를 좁혔고 고강도 훈련을 통해 철저하게 직판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현장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철칙"이라며 "에피스클리를 판매하는 영업 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해 90%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다시 훈련을 받아야 할 만큼 높은 수준의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또 "환자 규모가 크고 증상별 처방 요법이 다른 항암이나 자가면역질환과 달리 에피스클리 적응증 환자군은 수가 매우 적다"면서 "전문 인력이 하나의 질환과 시장에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전례 없는 빠른 시장 침투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달라진 의료 현장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리토 상무는 "과거엔 에피스클리를 처방하면 오리지널과 비교해 당사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 의사가 환자를 안심시키고 먼저 에피스클리를 추전할 정도로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피스클리로 첫 직판 승부수를 띄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포부는 야심차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50% 이상을 공급하고 이로써 에피스클리 처방 환자를 600명 이상 확보하는 걸 목표로 내걸었다.

리토 상무는 "에피스클리의 성분인 에클리주맙은 환자를 살리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는데 우리가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함으로써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면서 "연말 내 600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받는 걸 목표로 잡았는데 초희귀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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