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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장학회 2024]돈보다는 '환자'…솔리리스 개발 결단은 '사회공헌' 철학초고가 바이오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개선, 임상 환자에 무상 제공

스톡홀름(스웨덴)=차지현 기자 공개 2024-05-26 17:10:1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6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껏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해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총 7개다. 이 가운데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는 제품명에서 에피스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유일한 제품이다. 그만큼 회사에 있어 에피스클리가 지니는 의미가 남다르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자가면역질환·항암·안과 질환에서 희귀질환으로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에피스클리 출시는 포트폴리오 확장 그 이상을 뜻한다.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적 의미를 실현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림의 떡' 연 4조짜리 솔리리스, 시밀러로 문턱 낮췄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신장학회 2024(ERA 2024)에 들고 나온 에피스클리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등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한다. 사실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나 항암제 등과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가 크진 않다.

단적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만 놓고 봐도 '하드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가 30조원 정도인 반면 에피스클리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는 3~4조원 수준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에피스클리가 하드리마를 뛰어넘는 매출을 내긴 어렵다.

개발 난도도 높은 제품군이다. 희귀질환 특성상 임상 환자 모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항암제 등과 달리 희귀질환 치료제는 시장 정확한 수요에 따라 제품이 생산되고 공급된다. 이로 인해 회사도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용 대조약을 구하는 데 꽤 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를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그 배경엔 돈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생명존중 정신이 있다. 솔리리스의 연간 약값은 약 4억원. 가격이 낮은 에피스클리 개발만이 희귀질환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적 의미를 실현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 같은 사회공헌 철학은 에피스클리 개발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환자의 약값 부담을 고려해 임상 참여 환자에게 최대 2년간 에피스클리를 무상 제공하는 연장 공급을 진행하기도 했다. 에피스클리의 진정한 가치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에 있다는 얘기다.

학회 이틀차인 24일 부스에서 만난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급성 중증 희귀질환의 치료제를 전 세계 시장에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앞장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약값 오리지널 대비 절반 뚝…의료진 반응도 긍정적

그렇다면 에피스클리 출시는 환자 그리고 국가 재정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까.

솔리리스는 PNH나 aHUS 환자의 생존 기간을 일반인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워낙 비싼 약값 탓에 보험 급여 없이는 투여가 불가능했다. 예를 들어 국내만 해도 PNH 환자 450명 중 300명은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지만 건강보험 재정 문제로 150명이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비싼 만큼 급여 기준이 매우 엄격한 점도 문제였다. 고비용 약제의 경우 사전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 심사 기준이 높아 질환이 더 악화되길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2018~2022년 국내 aHUS 사전심사 승인률은 20%에 불과했다.


약값이 정확하게 공개된 국내 수치로 보면 에피스클리 출시로 환자 부담은 절반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에피스클리의 국내 약값은 바이알(병)당 251만4858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오리지널 513만2364원 대비 약 51% 저렴하다. 이는 4월부터 새롭게 적용된 솔리리스 약값 360만원에 비해서도 약 30% 낮은 금액이다.

의료진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ERA 2024에 참석한 한 해외 의료진은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 기대가 크다"며 "약값이 낮아져 국가 의료 재정이 경감되면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의료진 관점에선 병원에는 정해진 예산이 있는데 저렴한 제품이 나오면 절감한 예산을 활용해 더 혁신적인(Innovative)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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