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화장품 광고 금지표현 확대…업계 "규제 과도"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 개정, '피부나이·병원용' 문구 사용 금지
서지민 기자공개 2025-02-03 14:54:4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화장품 광고에서 '피부 나이'와 같은 표현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화장품 과대광고를 막기 위해 제품 표시·광고 시 금지표현을 추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갈수록 확대되는 표현 규제 범위가 제품 개발 및 산업 활성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허위·과대광고 적발 문구 금지표현에 추가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이달 21일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민원인안내서)'를 개정했다. 최근 화장품 허위·과대광고로 적발된 사례를 분석해 문제가 된 문구들을 금지표현에 추가했다.
현행 화장품법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화장품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 등에게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지침'을 적용해 제품의 표시·광고를 적정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반시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이번 개정으로 피부나이와 관련한 표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피부나이 10년 감소', '피부나이 어려짐' 등 문구가 소비자 오인 표현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식약처는 대체표현으로 '피부노화지수'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화장품의 범위를 벗어나는 사용 방법을 표현하는 것도 금지됐다. '바늘', '니들', '미세침', '이너케어' 등의 단어 사용은 실제 제품 사용법과 다르거나 소비자에게 사용 시 혼동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잘못 생각될 수 있는 '병원용' '피부과 전용' 등 의약전문가 지정·추천 관련 표현과 엑소좀 등 인체 유래성분 표현 등도 새롭게 금지표현으로 지정됐다.

◇금지 범위 지속 확대, 업계 개발·마케팅 부담 증가
식약처는 이달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을 개정하기에 앞서 지난해 11월 개정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일부 업체가 대한화장품협회를 통해 표현 범위가 과도하게 제한된다는 의견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침 개정으로 인해 수많은 화장품 기업들은 즉각적으로 광고 및 제품 표시 문구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이번에 금지된 '피부나이' 등 문구는 최근 뷰티 업계 트렌드에 따라 활발하게 사용되며 일반화됐던 표현이다.
'바늘', '니들' 등 표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바늘 모양의 미세침이 들어있는 VT코스메틱의 리들샷 제품이 크게 유행하면서 유사 제품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해당 제품들은 대부분 제품 설명에 바늘 등 단어를 사용해 마케팅을 진행했다.
국내 피부인체적용시험 업계에서 사용되던 피부나이 관련 실험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식약처는 대체 표현으로 제시한 '피부노화지수' 관련 실험 방법을 개발해 사용하도록 지침을 수정했다.
화장품 업계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규제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2011년 처음으로 '화장품 표시·광고관리 가이드라인'가 마련된 후 금지표현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SNS 등을 통한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며 나타난 지나친 허위광고를 막아야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제품 개발과 마케팅 과정에서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과도한 규제가 화장품 산업의 활성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최근의 'K-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주역이 대부분 중소형 업체들이라는 점에서 규제 강화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리브영, 실리콘투 등 화장품 유통사들에 힘입어 인디브랜드들이 대기업의 기성 브랜드를 제치고 산업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 업력을 지닌 대기업들은 내부에 규제 검토와 대관 등을 담당하는 조직을 갖춰 식약처 규제에 대응한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RA 조직을 두고 사전에 마케팅 문구와 제품 표기법 등을 점검해 규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들은 리스크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M&A를 통한 경영권 변경이 이뤄진 업체나 신생 업체가 다수 등장하면서 대관 체계가 미비한 기업이 많아진 걸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부나이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표현이 금지되면서 식약처의 표시·광고 관련 규제가 과도하게 엄격해지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며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산업이 부흥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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