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라퀄리아 최대주주 확보…케이캡 '밸류체인' 주력 제품 원료부터 완제까지 '수직계열화', 동물약 시장 진출 포석도 기대
한태희 기자공개 2025-03-25 11:09:2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6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K이노엔이 주력 제품 '케이캡'의 원료물질을 개발한 라퀄리아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면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의 '밸류체인'을 마련했다. 물질 발굴에 특화된 라퀄리아 지분투자로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개발을 통해 R&D(연구개발) 파이프라인 확충에도 나선다.라퀄리아가 미국에서 시판 중인 동물의약품 라인업을 다수 확보한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향후에는 라퀄리아가 판권을 보유한 케이캡의 일본 내 사업화를 비롯해 동물의약품 사업군으로 연구개발 분야를 확장할 수 있다.
◇98억 규모 유상증자 참여, 공동 연구개발 협력 추진
HK이노엔은 24일 일본 신약 연구개발 기업 '라퀄리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라퀄리아 주식 259만2100주를 취득해 지분 10.6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
계약 금액은 98억원 수준으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다음달 8일이다. 라퀄리아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의 원료물질을 개발한 업체라는 점에 주목된다. 라퀄리아는 2010년 HK이노엔에 케이캡의 물질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라퀄리아는 일본 화이자 출신 연구진이 2008년 설립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작년 매출은 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3.4% 증가했다. 케이캡의 글로벌 진출 확대로 인한 로열티 수령 등이 늘어나면서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억원, 당기순손실은 49억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은 과거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된 CJ헬스케어 시절부터 라퀄리아의 지분투자를 타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캡의 원료개발사를 관계사로 편입하면서 연구개발 과정에서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 지분 인수 계약을 통해 케이캡을 비롯해 신약 파이프라인의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일본 진출에도 나선다. 케이캡은 다케다제약의 P-CAB 계열 '다케캡(보노프라잔)' 영향으로 아직 일본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다.
2019년 국내 출시한 케이캡은 올해 1월 기준 미국, 중국, 인도 등 전세계 48개국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출시 국가는 한국, 중국, 필리핀을 포함한 15개국이다. 올해 1월에는 호주 제약사인 '서든 엑스피'와 케이캡의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케이캡의 작년 매출은 1689억원으로 전년 1195억원 대비 41.3%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 매출 비중이 95% 이상인 점은 고민이다. 내수 의존도가 높아 수출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미국 FDA 승인 동물약 라인업 보유, 향후 시너지 기대
라퀄리아는 통증, 항암 분야 항체, 유전자 및 단백질 의약품, 저분자 의약품 등 총 1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라퀄리아의 기술을 기반으로 시판 중인 제품은 총 4건으로 케이캡을 제외하면 모두 동물의약품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반려견 골관절염 치료제 '갤리프란트(GALLIPRANT)'는 미국 아라타나 테라퓨틱스(현 엘랑코)가 라이선스를 받아 개발했다. 반려견의 골관절염에 따른 통증 및 염증 완화 목적으로 2016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이다.
반려견 식욕부진 치료제인 'ENTYCE'과 만성신장질환을 앓는 고양이의 체중감량 치료제인 'ELURA'도 주력 제품이다. 그렐린 수용체 작용제 '카프로모렐린(capromorelin)'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동물의약품이다. 이 역시 엘랑코가 라이선스를 통해 개발했다.
HK이노엔이 라퀄리아와 동물의약품 사업군에서 연구개발 접점을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HK이노엔의 R&D를 이끄는 핵심 연구인력이 수의학 분야에서 수학한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HK이노엔의 R&D 수장이자 임상개발을 총괄하는 송근석 부사장은 건국대 수의학 박사를 졸업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 CJ제일제당 제약연구소장을 거쳐 HK이노엔에서 케이캡사업추진본부장을 맡았고 2022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약연구소장인 김봉태 상무대우는 서울대 수의병리학 박사를 졸업했다. 수의병리학은 동물의 질병에 대한 원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김 소장은 유한양행 책임연구원을 거쳐 HK이노엔에서 임상의학센터장을 맡고 있다.
HK이노엔이 동물의약품으로 개발 중인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에는 'IN-115314'가 있다.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의 JAK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신약을 동물용 경구제로 개발 중인 물질이다. 작년 5월 국내 임상 3상 IND 신청을 완료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의 일본 판권을 라퀄리아가 갖고 있기 때문에 지분 투자 후 케이캡의 일본 내 사업화와 관련해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라퀄리아의 제품 중 케이캡을 제외하면 시판된 건 모두 동물의약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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