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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5년, 의미있는 발걸음②금융업 이점 살려 기존 알뜰폰과 차별화…지난해 말 기준 업계 6위

조은아 기자공개 2025-05-02 11:11:58

[편집자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놓고 여전히 업계에선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처음 서비스를 출시한 지 6년을 향해가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매년 적자만 쌓고 있다.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쉽게 얻을 수 없는 데이터를 얻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다만 현재로선 호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의구심에도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절반이 이미 시장에 진출했다. 더벨이 시장 상황과 함께 각 은행의 사업 현황 및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리브모바일을 내놓으며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지 6년을 향해가고 있다. 10월이면 6년을 꽉 채운다. 현재 2월 기준 43만명가량의 가입자 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디지만 의미있는 걸음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왜 하는지, 어떤 실익이 있을지 등을 놓고 내부 구성원에게조차 지지를 얻지 못했지만 꾸준히 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그 결과 어느덧 시장 6위 사업자로 치고 올라왔다.

◇금융업 이점 살려 기존 알뜰폰과 차별화

국민은행은 상당히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뒤 리브엠을 선보였다. '휴대폰이 곧 은행인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금융업을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최근 우리은행도 후발주자로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처음부터 길이 열려있던 건 아니다.

우리은행이 별다른 신고나 인허가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던 배경엔 국민은행이 있다. 2019년 4월 리브모바일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로 지정되면서 가능성이 처음 열렸고, 같은해 10월 말 준비 끝에 서비스가 본격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4월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받기까지 5년 가까이 걸렸다.

비금융 사업을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은 금융권 첫 번째 사례다. 그간 리브모바일이 별다른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잠깐 스쳐지나가는 서비스로 그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국민은행은 서비스의 안착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가장 쉽게는 요금제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홈페이지서 찾아볼 수 있는 요금제만 대분류 기분으로 LG유플러스망 16개, KT망 10개, SKT망 4개다. 청년도약, 보이스피싱예방, ESG, 나라사랑, 공무원/선생님/무궁화 등 고객을 매우 세분화해 각각의 니즈에 맞는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각 요금제별로 데이터 구성 등을 달리한 세부 요금제를 모두 더하면 요금제 종류만 수십 종에 이른다.

여러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이라는 장점도 최대한 살렸다. KB국민카드에서 리브모바일 전용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면 최대 1만7000원까지 요금제를 할인받을 수 있다. 요금제 대부분이 2만원대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월 통신비를 1만원 아래로 줄일 수 있다. 리브모바일 이용자는 조건에 따라 금리 우대 혜택 역시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리브모바일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곳은 모바일사업본부다. 2024년 초부터 이준호 상무가 이끌고 있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민은행 입장에서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일단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보니 가입자 수가 늘수록 적자도 누적되는 구조다. 투입된 비용은 2020년 279억원, 2021년 504억원, 2022년 870억원, 2023년 1364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매출 역시 증가 추세다. 2020년 139억원, 2021년 320억원, 2022년 710억원, 2023년 12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간 적자 규모는 100억원대를 보이고 있다.


◇가입자 수 기준 업계 6위, 5위와 격차 3만명

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알뜰폰 시장 지형도도 바꿔놓았다. 지난해 말 가입자 수 기준으로 업계 6위다. 1위부터 4위까지는 KT엠모바일(KT),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SK텔링크(SKT), LG헬로비전(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자회사들이 독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순위다. 5위 유니컴즈(46만명)와의 격차는 3만명으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치다. 점유율은 5%대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알뜰폰협회)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업계 이익 증진을 위한 법인에 금융회사가 이사사로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3년간 협회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알뜰폰 업계 내 국민은행의 영향력 역시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들어 가입자 수가 한풀 꺾인 채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뒤 2022년 1년 동안 가입자 수가 16만명 껑충 뛴 이후로는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2년째 40만명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까지 가세하면서 가입자 수 확보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도 전망된다.

제도적인 걸림돌도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국회 과방위는 이통 3사와 은행을 포함한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법을 통과시켰다. 이통 3사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47%, 리브모바일과 에스원 등 대기업 계열까지 더하면 51.8%다. 법적 상한선까지 단 8%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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