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한국·중국 동박 관세 각각 0%, 46%…미국 외 PG 시장서 입지확대 가능성
정명섭 기자공개 2025-05-02 15:35:19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3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위기보다 기회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용 동박 사업의 경우 중국산 동박에 고관세 적용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미국과 여러 국가 간 관세전쟁이 심화하면 미국 화학사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SKC 입장에선 호재다.
◇중국산 동박 고관세에 SKC 반사이익…미국 외 PG 시장서 점유율 확대 기대
SKC가 30일 개최한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로 미국 관세정책이 주요 사업에 미치는 영향, 동박 사업 수익성 개선 시기 등을 물었다.
질의응답(Q&A) 세션에 참석한 유지한 SK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해 "미국의 관세로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은 커지고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SKC가 구축해놓은 사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동박은 미국의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부과에서 예외다. 말레이시아산 동박에 대한 관세는 1%가 적용됐다. SKC는 전북 정읍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동박 공장을 두고 있다. 가장 큰 경쟁제품인 중국산 동박은 미국이 기존에 관세 26%를 부과한 데 이어 이번에 20% 관세를 추가해 관세율이 46%까지 오른 상태다.
유 CFO는 "현재 SKC와 중국 제품의 관세율 차이는 45%이며, 이 차이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제재가 확대되면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이 반사이익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학사업도 관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SKC의 주력 화학제품은 프로필렌글리콜(PG)로, 주요 경쟁사는 미국 화학사다.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시 중국, 유럽, 호주 등이 보복관세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미국 화학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SKC 입장에선 미국 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현재 SKC PG 지역별 판매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자회사 ISC를 통해 영위하는 반도체용 테스트소켓 사업은 베트남 생산거점이 상호관세 한시적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율은 46%로 최상위권이다. ISC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물량은 전체 수출의 25% 수준이다. 나머지는 동남아, 대만으로 수출된다. ISC는 미국의 베트남 상호관세가 확정되면 국내 공장에서 미국향 수출을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유 CFO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위기보다는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말레이 동박공장 가동률 50%까지 회복, 올 하반기 70%대 기대
유 CFO는 올해 동박 사업 적자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읍 동박공장은 산업용 전기료 인상 이슈로 원가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관건은 수익성이 높은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가동률 확대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SKC가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21년 7월부터 마련해왔던 생산거점이다.
SKC는 지난해 10%대에 머물던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가동률이 올 1분기 30%대, 2분기 50%대까지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중에는 70%까지 오를 전망이다. 근간에는 새 고객사 확보가 있다. SKC는 이달 중 고객사 2곳과 연산 6만톤 규모의 신규 공급계약을 맺었고 상반기 내에도 복수의 고객사와 9만톤 규모의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SKC는 배터리 셀 제조사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완성차업체까지 신규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올해 동박 판매량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약 1만7000톤) 2배 확대를 제시했는데, 현재 월 판매량이 3000톤가량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유 CFO는 "그간 계약 취소 등으로 타격을 컸기 때문에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곧 공시를 통해 (신규 계약 사항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C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385억원, 영업손실은 74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고 적자는 지속됐다. 작년 1분기 영업손실은 723억원이었다.
배터리 소재 부문은 동박 수요 증가로 1분기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북미 시장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49% 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테스트 소켓 사업은 고객사의 연구 개발과 양산 일정 조정 등에 매출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영업이익률 20%대로 견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AACR 2025]제이인츠 'JIN-001', 독성 최소화한 '저농도' 효능 입증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 [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세아베스틸지주, 배당수익 3배 급증...분할회사도 첫 기여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공격적인 '외연 확장'…재무 키워드 '자산 확충'
- [중견 배터리사 점검]고려아연, 이차전지 3사 이사회 정비...전문경영인 CEO 도입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제일기획, 비수기에도 호실적…'신·구 광고' 조화
- 미, 동남아 우회 중국 태양광 제재…빛보는 OCI홀딩스
- 에쓰오일 "미 관세 직접 영향 미미…글로벌 석유 수요는 줄듯"
- SK에코플랜트, SK온과 '닮은꼴'
- 'IPO 숙제' 남은 SK에코플랜트, SK머티리얼즈 품는다
- [효성티앤씨 밸류업 점검]'배당성향 20% 이상'...분사후 배당정책 첫 수립
- [Sanction Radar]중국·인니·태국산 'OPP필름' 반덤핑관세 2차 연장, 국내기업 안도
- 원가부담 커진 SGC에너지, 발전사업 '기대이하'
- '흑자전환' 한화솔루션, 미 주택용 에너지사업 실적 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