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부동산 리스크 점검]충당금 압박 커진 새마을금고·신협, 흑자전환 '안갯속'②작년 역대급 적자인데, 부동산·건설업 적립율 연말 130%로…부실 사업장 경·공매 '속도'
유정화 기자공개 2025-05-15 13:51:21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지역 농협·새마을금고·신협·수협·산림조합 등 5개 상호금융업권의 부동산 여신 체계를 수술대에 올렸다. 부동산 PF 총량규제, 공동대출 관리 강화 등이 주된 검토 대상이다. 상호금융은 건설 경기가 호황이던 시기 조합원 대출을 줄이는 대신 부동산 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했고, 시장 침체로 '부메랑'을 맞았다. 상호금융이란 특성상 조합 또는 금고의 부실은 지역 서민층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벨은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리스크를 살펴보고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방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07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신협·수협은 작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적자의 원인은 과거 적극적으로 취급해 온 토지담보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연체가 누적되며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엔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충당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올해 상호금융업권을 둘러싼 업황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률 규제는 올 연말 130%로 상향 조정되면서 흑자 전환이란 목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업권은 경·공매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장 정리에 나섰으나,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매각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건설업 대출 '부메랑'에 상호금융권 적자 늪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새마을금고·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조합, 금고의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7490억원이다. 이중 새마을금고가 가장 큰 순손실(1조7382억원)을 기록했다. 신협과 수협도 각각 3419억원, 2753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지역 농협과 산림조합은 각각 1조5868억원, 196억원 순이익을 냈다.

신협은 특히 IMF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866곳 조합 중 270곳이 적자다. 2023년 신협 당기순이익은 211억원이었으나 1년 새 순이익이 3630억원 감소했다. 개별 조합에선 부산치과의사가 약 354억원으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으며, 부산성의(214억원), 구즉(189억원), 서울으뜸(18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적자의 근본적 원인은 부동산·건설업 대출의 대규모 부실이다. 건설업·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위기는 상호금융업권 경영 상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3년 전 건설업이 호황일 때 새마을금고, 신협을 포함한 상호금융은 부동산 관련 대출 자산을 많이 늘렸기 떄문이다. 대출을 늘리려 고금리 특판을 통해 경쟁적으로 자금을 끌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PF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신협 등 상호금융은 큰 손실을 봤다. 자산건전성도 악화했다. 특히 작년엔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고,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되자 지난해 말 상호금융권 고정이하여신은 43조86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농협·새마을금고·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조합, 금고의 대손충당금 실적립액은 지난해 23조173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19조2224억원) 대비 4조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은 작년 PF 사업성 평가를 기존 3단계에서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등 4단계 구조로 세분화해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다.
◇충당금 압박에도 부동산 사업장 매각 작업 '난항'
올해는 부동산·건설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제가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2023년 농·수·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130%까지 상향하는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적립률이 110%로 10%P 상향되면서 규제가 시작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난해 정치권과 상호금융 업권의 건의를 받아들여 대손충당금 규제 시기를 반기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말부터 120%, 12월 말부턴 적립율이 130%로 단계적 상향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상호금융권도 부동산PF 사업장 정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경·공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PF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에 등재된 396개 사업장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대리금융기관으로 투자한 사업장 수는 104개에 이른다. 감정평가액은 3조1099억원 수준이다.
신협이 대주단으로 참여한 사업장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지방 소재 사업장이 전체 75%를 차지하고 있어, 원매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협 조합이 매물로 올린 20곳 사업장의 감정평가액은 2718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당국이 상호금융권에 부동산PF 사업장 정리를 촉구하면서, 담보물을 헐값에 내놓는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충당금은 통상 회사 이익에서 적립하는데, 경·공매 과정에서 유찰될 때마다 가격이 떨어져 유찰가액이 감정평가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사업장도 다수다.
상호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 연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30%까지 오르면 이익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건설 경기가 좋아지면 이익이나 자산건전성의 문제가 구조적으로 해소될 수 있으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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