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저축 인수]SBI홀딩스, '경제적 권리' 70% 합의…실속 챙겼다⑦주식 양도 마무리 이후에도 파견이사 동수로 유지…배당 통해 투자금 회수 '용이'
유정화 기자공개 2025-05-02 13:16:20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의 인수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이 본격화한 셈이다. 1위 저축은행의 매각 추진에 업계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SBI홀딩스의 국내 사업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025년 목표로 추진됐던 국내 지주사 설립은 안갯속에 빠졌다. SBI저축은행의 매각 배경과 사업 전략 변화, 업계 판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6시1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홀딩스가 SBI저축은행 매각 과정에서 실속을 챙겼다. SBI저축은행 지분 50%를 교보생명에 양도하는데, 경영권을 넘긴 이후에도 경제적 권리 70%를 보유한다. 경제적 권리는 법적 소유권과 달리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가지는 권리를 말한다.업계 1위 SBI저축은행에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적용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뵌다. 이번 거래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모두 '윈윈'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이라는 목표에 한 발자국 다가섰고,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에 대한 경제적 권리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의결권 지분 58.7% 지닌 교보생명, 경제적 권리는 30%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8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냈다. SBI저축은행의 주식 1억5614만7223주를 9000억원에 취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보생명 자기자본(8조6750억원) 대비 10.3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취득 목적으론 저축은행업 진출로 명시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2026년 10월 말까지다.

교보생명이 취득할 50% 지분은 발행주식총수 대비 소유주식수 비율이다. 발행회사의 자사주(14.77%)를 고려할 경우 의결권 기준 지분비율은 58.7%로 높아진다. 대신 경제적 권리는 30% 수준을 확보했다.
일본 SBI홀딩스 공시에는 보다 상세한 상황이 나와 있다. 주식 양도가 마무리되는 2026년 10월 30일 SBI저축은행에 대한 교보생명의 의결권 보유비율이 과반을 초과해 SBI저축은행은 SBI홀딩스의 연결자회사에서 제외되고 지분법 적용 관련 회사로 전환된다.
SBI홀딩스와 교보생명은 주식 양도가 마무리되더라도 공동경영 체제를 이어갈 방침이다. SBI홀딩스는 "주식 양도가 실행 후에도 SBI그룹과 교보생명이 각각 파견하는 이사의 인원수는 동수로 할 것"이라며 "또 SBI그룹이 SBI저축은행의 경제적 권리의 70%를 보유할 것에 쌍방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70%에 대한 권한을 지니게 됐다. 가령 SBI저축은행이 1000억원의 수익을 거둔다면, SBI홀딩스가 70%인 700억원 만큼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배당권과 의결권을 구분해 경제적 권리를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BI홀딩스·교보생명, 지분동맹 맺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모색
SBI홀딩스 입장에선 매각가(9000억원) 이외에 넉넉히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 셈이다. SBI저축은행에 업계 예상보다 낮은 PBR이 적용된 것도 경제적 권리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SBI저축은행 지분 100% 가치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는데, 작년 말 SBI저축은행의 자기자본(1조8995억원)을 고려하면 PBR은 0.95배다.
SBI저축은행은 수익성과 건전성 모든 측면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연간 기준 9년 연속 순이익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2023~2024년 저축은행 업권이 대손충당금 여파로 적자를 낼 때도 891억원, 808억원 순익을 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4.97%, 6.36%로 타 저축은행 대비 준수하게 관리되고 있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로 보여진다. 교보생명은 2026년 말을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교보생명은 수신 기능 부재를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는데 SBI저축은행이란 우량 저축은행 인수로 이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지분 동맹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SBI홀딩스는 "SBI그룹과 교보생명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공동 벤처 펀드를 싱가포르에서 설립하고 있다"라며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 자회사와 일부 지점 임대 및 부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보유 지분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SBI홀딩스는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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