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쌓고 확장하는 CATL, LG엔솔과 정반대 행보 1분기 현금성자산만 63조, 엔솔과 17배 차이…홍콩 IPO로 추가 비축
박기수 기자공개 2025-05-16 08:14:22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5시4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즘' 국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서로 다른 재무 전략을 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무 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반면 CATL은 투자를 위한 재원 조달을 지속하고 있다. 일제히 투자 속도 조절을 외치는 국내 배터리 사와 달리 CATL은 유럽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필요한 현금성자산이 올 1분기 기준 60조원을 돌파했다.◇CATL 50억달러 조달할 때 LG엔솔 "CAPEX 감축"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이달 12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CATL은 선전(SHE) 증권거래소에 이어 홍콩 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최대 53억달러(약 7조4227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CATL의 이번 IPO는 미국 내 투자자에는 판매가 제한되는 '레귤레이션 S'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중간 무역 갈등 구조가 CATL의 IPO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7조원이 넘는 자금 조달이 문제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CATL은 이번 IPO를 통해 모집된 자금의 90%를 헝가리 공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추가 투자에 굉장히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달 말 개최됐던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진행하겠다"면서 "CAPEX를 작년 대비 30% 이상 감축하고 기존 생산 시설 운영을 효율화하는 것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장승권 LG에너지솔루션 재무그룹장 역시 "해외 단독 법인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필요한 자금은 조달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CAPEX 감축과 연계해 이외 올해 추가 조달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대규모 자금 조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유형자산은 LG엔솔이 많은데…현금 17배 차이
CATL은 국내 배터리 기업과 달리 분위기가 좋다. 매년 대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면서 현금을 차곡차곡 비축해놓고 있다. 이번에 홍콩 거래소 IPO를 마치면 추후 투자를 위한 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선두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을 비교하면 배터리 생산 기지 등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은 LG에너지솔루션이 많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유형자산은 약 40조2900억원이다. CATL의 경우 1473억위안(한화 환산 약 28조9379억원)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유형자산의 절반 가량이 아직 '건설 중인 자산'이다. 1분기 말 건설 중인 자산의 장부가액은 분기보고서 미공시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연말 기준으로 보면 유형자산 38조3496억원 가운데 20조3501억원이 건설 중인 자산이었다. 반면 CATL의 경우 28조9379억원 중 6조9165억원만이 건설 중인 자산이다.
이는 CATL이 LG에너지솔루션 대비 자본적지출(CAPEX) 집행에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 반대로 LG에너지솔루션이 그만큼 공격적으로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섰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CATL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CATL 배터리의 글로벌 누적 사용량은 84.9기가와트시(GWh)로 LG에너지솔루션(23.8GWh), SK온(10.5GWh), 삼성SDI(7.3GWh)를 합한 사용량보다 많다. CATL의 점유율은 38.3%,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10.7%다.
중국 시장 제외 기준으로 봐도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앞서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시장을 제외한 CATL의 올 1~3월 배터리 글로벌 누적 사용량은 29기가와트시(GWh)로 LG에너지솔루션(21.9GWh)보다 많다. 점유율은 CATL이 29.5%, LG에너지솔루션이 22.3%다.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CATL의 특징이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CATL은 3213억위안(약 63조98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약 3조7540억원의 현금만을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하면 자금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홍콩 증시 상장으로 추가 자금을 끌어모을 경우 CATL은 해외 생산 기지 확보를 위한 실탄을 추가로 마련하게 된다. CATL은 미-중 갈등으로 미국 시장의 활로는 막혔지만 독일, 헝가리, 스페인 등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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