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대형사 맞선 선제투자, 패러다임 전환 구심점 '이노큐브'②액셀러레이터 자회사 설립, 10개사 50억 투자…제넥신 'M&A' 성과

이기욱 기자공개 2025-05-15 09:53:04

[편집자주]

100여년의 제약업 역사에서 요즘은 대세가 된 오픈이노베이션을 가장 먼저 꺼내든 기업은 단연 한독이 꼽힌다. 태생 자체부터 독일 회사와의 협업 및 합작으로 성장한데다 오픈이노베이션 개념이 생소했던 2000년대부터 공동 개발 및 지분 투자 등을 단행했다. 더벨은 한독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함께 그동안의 결실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0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오픈이노베이션 확장 시기를 거친 한독은 2020년대 새로운 전략을 추진한다.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창업 단계부터 참여하는 육성 모델을 도입했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선순환에 기여하고 유망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액셀러레이터 이노큐브를 자회사로 설립하며 전진 기지로 내세웠다. 이노큐브는 한독에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설립 후 3년간 10개의 투자 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작년 관계사 제넥신에 인수된 이피디바이오가 대표적인 성과 사례다.

◇국내 바이오산업 전문성 지원 필요성 확대, 제약사 대웅·한독 참여

이노큐브는 2021년 9월 설립된 한독의 자회사다.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신규 창업을 지원하고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도우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취지로 설립됐다.

한독은 독립 경영체제 전환 시기인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확장 전략을 펼쳤다. 약 10년 동안 오픈이노베이션 투자를 진행하면서 성공 시 이익이 크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평가와 승인 등 다양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인식했다.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적으로도 재무적 투자자 주도의 자본 투입 외 추가적인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독은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이노큐브를 설립하게 됐다.

대형 제약사들의 오픈이노베이션 대열 합류도 신규 전략의 주요 배경이 됐다. 작년 말 기준 한독의 총 자본은 약 2891억원으로 조단위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을 수밖에 없다. 유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앞선 단계서부터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스타트업이 필요한 연구기관 또는 대학, 병원, 대기업 등과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도 지원한다.


현재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데일리파트너스 등 기존 벤처캐피탈(VC)에서 별도의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로는 병원과 연구기관이 교수진과 연구진의 연구를 상업화하기 위해 출범한 액셀러레이터다. 연세대학교 바이오헬스 기술지주회사와 미래과학기술지주 등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확장하는 방식이 있다. 한독의 이노큐브가 대표적이며 대웅제약도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에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하고 유망 스타트업 지원에 뛰어들었다.

◇자체 펀딩 수행, '이피디바이오' 제넥신에 인수합병

이노큐브는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나가는 모델을 추구한다. 한독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주요 역할 중 하나지만 바이오산업 큰 틀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에 보다 집중한다.

투자를 위한 펀딩 작업 등도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이노큐브는 2021년 9월 설립 이후 이듬해 6월 한독 퓨쳐 콤플렉스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그 해 11월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마쳤다.

2023년 3월 첫 번째 벤처 펀드 '이노헬스펀드 1호' 결성 및 등록을 완료했다. 총 15억원 규모를 조성했다. 같은 해 4월 중소기업벤처부 주관 팁스(TIPS) 운영사로 선정됐다. 작년 말에는 90억원 규모의 '세브란스-이노큐브 벤처투자조합'도 결성했다.

자체 자금 조달은 독립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노큐브의 투자심의위원회에 한독의 연구·개발(R&D) 부문 인력이 일부 참여하기는 하지만 의견 교류 수준일 뿐 결정권은 전적으로 이노큐브 측에 일임하고 있다.

독립 경영체제를 바탕으로 이노큐브는 신속하게 투자 회사를 발굴·육성할 수 있었다. 2022년 9월 비엔제이바이오파마 첫 입주를 시작으로 현재 총 7개의 기업이 입주했고 총 10개의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총 투자액은 약 50억원이다.


작년 7월에는 투자사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가 한독의 관계기업 제넥신으로 인수 합병되며 투자 회수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도 이노큐브는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에 집중했고 인수 합병은 제넥신과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가 독립적으로 논의해 결정했다.

AI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BNJ바이오파마는 한독과 함께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폐암 치료 신약물질 HDBNJ2812는 작년 미국암연구학회 AACR2024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다.

권소현 이노큐브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액셀러레이터로서 바이오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라며 "그 중에 좋은 기회가 마련될 경우 한독과 투자 기업 간 협업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독과는 완전히 독립된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노큐브 역시 투자 회사들에게 도움을 줄뿐 경영에 직접적인 관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