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보증업계 경영분석]전문건설공제조합, 순이익 2000억 돌파 '정주행'②비용 15% 감축 목표, 매월 순익 점검…보증지급금 증가세, 선제적 대응
정지원 기자공개 2025-05-19 07:45:07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또 한번 침체기를 맞았다. 건설산업기본법 적용을 받는 3개 공제조합도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다. 이들은 1960년대부터 건설공사에 필요한 계약이행 보증과 건설기업 융자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산업의 발전을 함께해 왔다. 현재는 경영 위기로 역할이 흔들리는 곳들도 있는 한편 각종 자구책을 마련해 기회를 모색하는 곳들도 보인다. 더벨이 건설보증업계 경영의 현 주소와 리스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0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상품을 다각화해 신규 및 미이용 조합원을 끌어들인 효과가 컸다. 올해도 해외 건설보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공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수익을 향상시키는 가운데 총 비용을 15%가량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매월 사업부문별 경영수지 점검에 나선 상태다. 자산운용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비용만 15% 줄인다면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에 가까워진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500억 돌파…자산운용 통해 1800억 수익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837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116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535억원을 기록했다. 3개 건설보증기관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건설공제조합의 당기순이익은 231억원,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의 당기순이익은 416억원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다각화하고 미이용 조합원들을 적극 발굴한 결과 본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보증 부문에서는 지난해 25조7509억원 규모 신용을 제공했다. 융자 부문은 '건설안정 특별융자'를 도입해 1조8232억원 실적을 올렸다. 공제 부문은 '첫 거래 감사' 이벤트를 통해 22억5000만원 규모 가입을 유치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179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153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1347억원과 비교해도 33% 늘었다. 2022년에는 금융시장 충격으로 914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략적 자산 배분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

◇상품 다각화 주력…해외 건설보증 서비스 고도화
올해도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한 실적 향상을 노리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공들이고 있는 분야는 해외 건설보증이다. 지난해에는 조합원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대외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영문 사명을 기존 'KSCFC'에서 'K-FINCO(Korea Finance for Construction'로 변경했다. 전달력을 보다 높이면서 건설 금융기관임을 명시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보증 상품 협업 기반도 마련했다. 르완다, 탄자니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과 접점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보증 실적이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는 게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에는 조합 최초로 '해외 발주처 직접 보증'이 이뤄졌다.
올해도 같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건설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해외 진출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한 보증 및 교육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새로운 공제 상품도 내놨다. 지난 3월 중 조합원사의 중대재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대재해배상책임공제'를 출시했다. 조합원의 업무 편의를 위해 가입시 공제료를 미리 계산해 볼 수 있는 설계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다. 상품 출시에 앞서서는 삼성화재를 재공제사로 선정한 바 있다.
◇리스크 선제 대응 예고…자본력·유동성 아직 건전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주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의 보증지급금 청구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보증지급금 청구액은 2485억원으로 전년 2354억원 대비 6% 늘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선제적인 현장 점검을 통해 보증금 청구 및 사고 충격을 최소하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또 청구액 감액 등 노력을 통해 보증지급금 증가를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리스크 지표가 지난 3년간 하락 추세인 점도 선제적 대응의 배경이 됐다. 국토교통부는 건설관련 공제조합 감독기준을 통해 리스크기준자기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을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아직은 두 지표 모두 감독기준을 따르고 있는 수준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리스크기준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485%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21년 말에는 538%로 더 높은 편이었다. 다만 같은 기간 건설공제조합의 리스크기준자본비율은 232%,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은 343%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경쟁사보다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유동성비율은 2053%로 나타났다. 2021년 말 3698%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올해 말에는 1000%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같은 기간 건설공제조합의 유동성비율은 1323%,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은 6660%로 나타났다.
내부적으로 경영목표도 세워 놓은 상태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올해 경영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긴 어렵지만 경영수지 관리를 통한 '이윤 극대화'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월별 수익과 비용 목표 달성 정도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이를 뛰어넘는 성과를 낼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 비용을 15% 이상 줄여 수익성을 더 높인다는 복안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2714억원, 영업외비용으로 300억원 등 총 3014억원을 썼다. 비용을 450억원 이상 줄이게 된다면 당기순이익 2000억 돌파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끝으로 "자산운용 부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자산 배분 효율화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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