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국내 최초 '닌자론' 받는다 210억엔 규모...사무라이채권보다 금리 낮아
김효혜 기자공개 2012-02-23 19:12:11
이 기사는 2012년 02월 23일 19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일본 현지 은행들로부터 직접 엔화를 차입하는 '닌자차관단여신(Ninja Loan)'을 받는 데 성공했다. 사무라이채권으로 한정됐던 국내 기관들의 엔화 조달 루트가 다변화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 한국물 시장의 관심이 높다.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은 이날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미나토은행, 쓰쿠바은행 등 6개 일본 은행과 210억엔(약 3000억원) 규모의 닌자차관단여신 계약을 실시한다. 만기는 1년과 2년으로 구분했으며 각각 50억엔, 160억엔 규모다. 차입일은 오는 28일이다. 주관사는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이하 미즈호)이 맡았다.
닌자차관단여신이란 여러 금융회사가 공통의 조건으로 대규모 금액을 빌려주는 신디케이트론의 한 형태다. 일본 금융사들이 일본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원하는 해외 기업에 내주는 대출이어서 이름에 일본의 상징인 ‘닌자'가 붙었다.
대출금리는 1년 만기 차입금이 '3m Libor+100bp', 2년 만기 차입금이 '3m Libor+110bp'다. 동일 만기로 비슷한 규모의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할 때보다 조달비용이 30bp 가량 낮다. 기업은행으로선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본 셈이다. 기업은행은 조달자금을 엔화 채권 만기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무라이채권 시장이 극도로 위축돼 엔화 조달이 여의치 않아 난감해하고 있었는데 닌자차관단여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무라이채권보다 금리가 더 좋아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클럽 딜'(채무자가 직접 투자자를 모아 소액 대출을 받는 것)형태의 엔화 대출이 이뤄진 적은 있지만 미즈호같은 일본 대형 금융사가 직접 주관사로 나서 다른 일본 금융사를 초청하는 방식의 전통적인 신디케이트론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사무라이채권 시장에서는 한국물 발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 국내 기관들의 외화 자금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에도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현지 로드쇼까지 다녀왔지만 시장 여건이 나빠 끝내 발행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관계자는 "올해 엔화 수요가 있는 국내 기관들에게는 기업은행이 만들어 준 이 같은 선례가 매우 반가운 것일 수밖에 없다"며 "사무라이채권보다 금리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되면 많은 기관들이 닌자차관단여신을 시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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