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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균 골드만PIA 파트너 독립PE 설립하나 씨앤엠·하나은행 투자로 1조 차익 거둔 주인공…MBK급 운용사 설립할 듯

박준식 기자공개 2012-05-03 16:11:42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3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상균 골드만삭스 PIA(Principle Investment Area, 자기자본투자그룹) 아태지역 파트너(전무)가 독립 사모펀드(PEF) 운용사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안 전무는 한국 국적을 가진 인물로는 최초로 골드만삭스그룹 내 핵심 투자부서에서 임원급 지위에 오른 인물로 유명하다.

한국과 홍콩,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투자업계에서 안 전무는 지난 10년간 괄목할만한 투자성과를 올려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 5억 달러 지분 투자(1999~2003년)와 △케이블방송 사업자인 씨앤엠(C&M) 1400억 원 지분 투자(2004~2007년) △하나은행 4억 달러 지분 투자(2005~2012년) 등이 안 전무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국민은행 지분 투자의 경우 골드만삭스가 한국 금융사에 첫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건으로 유명하다. 안 전무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계의 구조조정과 합종연횡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본사를 설득해 우량자산 중심으로 운영되던 국민은행의 지분을 사들여 은행 대형화를 간접적으로 이끌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 이후 국민은행은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내실을 다져 국내 최대은행으로 성장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 후 4년 만에 지분을 ADR 형태로 해외 투자가들에 팔아 30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씨앤엠은 국내 방송 미디어 시장의 성장성을 바라보고 산업 초기에 뛰어들어 히트를 친 투자업계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안 전무는 2000년 들어 방송 시장이 지상파 위주에서 벗어나 케이블 TV 시청자가 늘어나자 관련 지역사업자를 통합해가던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과 합심하기로 했다. 이어 1400억 원을 투자해 30% 가량을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가 됐고 2007년 이민주 회장과 함께 경영권 지분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펀드 컨소시엄에 팔아 3년여 만에 원금의 6배가량인 70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마지막 하나은행 투자의 경우 올해 초 엑시트가 마무리된 건이다. 국민은행 투자로 성공을 거둔 안 전무는 보람은행에서 출발해 세컨티어에 머무르지 않고 대형은행으로 급성장하던 하나은행을 눈여겨보고 4억 달러 가량을 지난 2005년에 투자해 법이 규제하는 10% 미만의 최대 지분을 취득했다. 하나은행은 이후 금융지주사로 성장하고 최근 외환은행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탑3로 올라섰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지분을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쳐 나눠 팔아 역시 수천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 투자분을 끝으로 대형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한 안상균 전무는 아태지역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독립을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골드만삭스그룹 내에서 소수의 한국계 실무진과 함께 협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독립계 운용사 설립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를 원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선 3건의 투자만으로 안 전무는 투자자들에게 1조 원 이상의 차익을 돌려줬다.

안 전무에 앞서 한국인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권유를 받아 독립계 운용사를 설립한 인물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있다.

김병주 회장은 골드만삭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일하다 칼라일 아태지역 대표를 거쳐 지난 2005년 자신의 이름(Michael Byungju Kim)을 내세워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한상원 대표는 모간스탠리 IB 부문에서 PEF로 옮겨 한국 내 지사장을 맡아 일하다 지난해 분리 독립해 8000억 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해 한앤컴퍼니를 출범시켰다. 김 회장은 칼라일 시절 한미은행 바이아웃 성공으로, 한 대표는 모간스탠리PE 한국대표 시절 ㈜쌍용과 현대로템, 전주제지 투자 건으로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72년생인 안상균 전무는 앞선 두 인물에 비해서는 연배가 낮고 한국 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유년 시절 부모를 따라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며 초기 교육을 받았고 중고교 시절 귀국해 서울대 경제학과(1991년)에 입학했다. 학부를 마친 그는 맥킨지 컨설팅을 거쳐 1990년대 후반 골드만삭스 PIA에 입사해 줄곧 홍콩을 거점으로 지금까지 15년째 일하고 있다.

김병주 회장이나 한상원 대표는 미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화려한 학력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안 전무는 MBA 등의 경험 없이 골드만삭스에 합류해 실무능력만으로 그룹 내에서 파트너로 승진한 실력파로 평가된다.

토종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안 전무는 스스로도 한국 시장에 집중할 수 있는 펀드 설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그룹에서 10년 이상 자기자본(PI) 투자를 맡던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마지막 커리어로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독립계 운용사를 설립하고 펀드레이징 결과로 스스로의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안 전무는 국내 자본시장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성장했고 사모펀드(PEF)에 대한 시장의 인식도 상당히 개선돼 지금이 독립계 운용사를 시작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 전무가) 회사 내부에서 한국 국적 임원으로 크게 인정받고 있어 쉽게 독립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독립은) 본인 의사에 달린 일이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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