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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다게임즈, 국내 투자전략 다변화 M&A→벤처조합 출자…텐센트 투자방식 벤치마킹

이상균 기자공개 2012-10-11 14:21:36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1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의 아이덴티티게임즈(이하 아이덴티티) 지분 인수는 샨다게임즈의 국내 투자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한국사업의 축소 및 사업재편이다. 그동안 투자한 금액의 50%에 달하는 액토즈 투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액토즈에게 퍼블리싱, 아이덴티티에게 게임개발을 맡긴 것도 비용축소와 함께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기적으로는 샨다게임즈가 그동안 선호해 왔던 기업 인수합병(M&A)보다는 벤처조합 출자 등 간접 투자방식에 더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샨다게임즈는 국내 벤처조합에 120억 원을 출자한 상태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중국 게임사들도 이 같은 투자방식을 택하고 있다.

◇벤처조합 출자, 적은 돈으로도 게임컨텐츠 확보 가능

한국 게임사의 개발력은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MMORPG와 FPS 등에서 한국게임의 강세가 상당하다. 중국시장에서도 2000년대 중반까지는 게임순위 10위권 이내에 절반가량을 한국게임이 차지했을 정도다. 게임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의 게임개발력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샨다게임즈가 한국의 게임개발력을 흡수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M&A였다. 그동안 한국 게임사 인수를 위해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돈을 쏟아 부었다. 지난 2004년 11월 9165만 달러에 액토즈를 인수했고 2010년 9월에는 9500만 달러에 아이덴티티를 인수했다.

문제는 들인 돈에 비해 효과가 적었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텐센트의 급부상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텐센트의 경우 M&A보다는 한국 게임을 중국 현지에 퍼블리싱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게임사가 개발한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등이 잭팟을 터트리면서 샨다게임즈의 1위 자리를 빼앗아오는데 성공했다.

이후 텐센트는 국내 게임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지분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인 캡스톤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벤처조합에 300억 원을 출자한 뒤 이 조합이 투자하는 방식이다. 전형적인 간접투자다. 이런 방법으로 텐센트가 투자한 게임사는 스튜디오혼, 리로디드스튜디오, 탑픽, 넥스트플레이 등 10개사가 넘는다. 텐센트는 샨다게임즈가 들인 돈의 15%에 불과한 금액으로 더 많은 게임 컨텐츠를 확보한 셈이다.

벤처조합 출자는 장점이 많다. 1건당 50억 원 이하의 투자금액으로도 양질의 게임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 적어도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M&A보다 투자리스크도 적다. 조합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기 때문에 존재를 숨기는 것도 수월하다. 중국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강한 국내 게임시장에 적절한 방식인 셈이다. 레버리지(leverage) 효과를 통해 자사가 출자한 금액보다 조합 약정액이 2~3배 이상 불어나는 효과도 있다.

◇샨다게임즈, 한국 게임개발력 여전히 신뢰

1위 자리를 텐센트에 내준 샨다게임즈는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텐센트의 투자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샨다게임즈는 지난해 9월 원익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원익KIF조합에 80억 원을 출자했다. 자회사 아이덴티티게임즈를 통해서다. 올해 8월에는 자회사 액토즈소프트를 통해 AKG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AKGI청년창업육성투자조합1호'에 40억 원을 출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샨다게임즈가 M&A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지적하기도 한다. 샨다게임즈가 2003년 ‘미르의 전설 2'의 로열티를 미지급하면서 국내 게임사와 분쟁을 일으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샨다게임즈와의 거래를 여전히 꺼리는 국내 게임사들이 적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중국게임사도 벤처조합 출자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쿤룬은 지난해 7월 대성창업투자가 조성한 ‘대성CT투자조합'에 30억 원을 출자한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운용하는 ‘스톤브릿지초기기업전문투자조합2호'에 약 50억원을 출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샨다게임즈는 아이덴티티가 중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한국의 게임개발력에 대해 여전히 만족하고 있다"며 "다만 M&A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는 반면, 벤처조합 출자는 적은 돈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텐센트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2003년 로열티 미지급 사건이 어느 정도 잊어진 것도 벤처조합 출자를 결심한 주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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