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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빛바랜 '외형성장'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적'..경기침체로 수익성 악화

신수아 기자공개 2012-11-08 10:59:25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8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성복으로 대표되던 LG패션의 성공적 변신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여년간 남성복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쌓아온 LG패션은 성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선보인 여성복과 아웃도어 브랜드의 연이은 성공에 안정적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과거 남성복 위주의 매출 구조에서 탈피해 액세서리와 캐쥬얼 브랜드를 포함 총 5개의 사업부문이 균형적으로 매출을 이끄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탄탄한 재무구조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던 LG패션도 경기 침체의 그늘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소비 위축으로 재고가 쌓이고 할인판매는 늘어나 수익성은 자꾸만 악화되고 있다. 경기전망마저 어두워 언제쯤 영업이익률이 예년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벗고 외형성장을 이룬 LG패션, 이대로 불황에 발목이 잡힐 순 없다.

◇ 남성복의 한계 벗어나... 성공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

LG패션 브랜드 현황 및 전개도


LG패션은 1980년대 수입 라이선스 브랜드인 '닥스'와 자체 브랜드 '마에스트로'를 주축으로 남성복 사업을 전개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1995년 LG상사 휘하에서 반도패션으로 운영되던 패션사업부문을 'LG패션'으로 변경했다. 이후 2006년 인적분할을 통해 홀로 독립했다.

분할 이전까지만 해도 주력 사업은 단연 남성복이었다. 그러나 정장을 전면에 내세운 남성복 사업은 경기에 민감했다. 성장성 역시 한계에 봉착하자, 사업 구조를 전면 개선할 필요가 생겼다.

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며 탈정장 추세가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경기와 유행의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균형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분사와 동시에 LG패션은 여성복과 아웃도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06년 여성브랜드 모그(MOGG) 출시를 시작으로 고급을 지향한 해외 여성브랜드의 영업권을 연거푸 인수했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로열티 때문에 자체 브랜드에 비해 마진은 낮으나, 검증된 브랜드력을 발판으로 신속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LG패션은 이탈리아의 '블루마린', '블루걸'을 시작으로 프랑스의 '이자벨마랑', '레오나드' 등의 영업권을 하나씩 인수하며 여성복 부문을 확장해 나갔다.이후 2009년부터 '질스튜어트', '질바이질스튜어트' 등 을 전개하며 가격선을 다양화했다.

동시에 '라푸마'를 필두로 기존 브랜드의 스포츠 라인을 런칭하고, 아웃도어 멀티샵인 '인터스포츠'를 오픈하는 등 아웃도어 부문도 강화해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 이후에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신규 브랜드를 도입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비교적 원활한 현금흐름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공격적인 행보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성공적이란 평가다. 2006년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남성복에 의존했으나, 현재는 남성복(21%)과 스포츠(25%), 여성복(21%), 캐쥬얼(18%), 액세서리(15%) 등 총 5개 부문이 매출을 고르게 이끌고 있다. 분사 이후 여성복과 아웃도어(스포츠) 부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든든한 실적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LG패션은 정체기를 맞은 남성복 시장보다는 여성복과 아웃도어, 해외시장 등 지속적인 성장성을 보이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패션_매출비중추이

◇ 탄탄한 재무구조... 그러나 "불황엔 장사 없어...."

LG패션은 분할 이후 2010년말까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유지했다. 투자 자금 확보로 차입금이 일부 증가했음에도 차입금의존도는 8%대를 유지하고 있다. 뛰어난 현금창출력과 재무탄력성도 강점이다.

독립 후 매출도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매출이 분할 이듬해 7300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를 상회하는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를 보유할 경우 비교적 높은 15%선의 영업이익률을 보이지만 라이선스 브랜드에 집중할 경우 5~8%로 상당폭 하락한다"며 "LG패션의 경우 브랜드 관리 능력이 좋고 유통채널 측면에서 가진 장점이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탄탄한 재무능력을 자랑하던 LG패션도 경기 침체를 이길 재간은 없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줄어든 7142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20억원, 476억원으로 각각 24.5%, 23.7% 하락했다. 3분기 예상 실적은 더욱 암담하다. 증권가에서는 매출은 대략 마이너스 3%하락하고,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들어 영업이익률도 10%이하로 떨어졌다. 1분기에는 7.5%, 상반기 전체로는 8.8%를 각각 기록했다.

2011년 하반기 유럽 재정위기와 내수 경기 악화로 의류 판매가 감소하며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늘어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며 "소비 위축으로 재고가 많이 남아 올해 상반기 평가손실이 늘어나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과 유통 채널 확대가 현재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소비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인터스포츠' 등 탄력받아야할 진출 초기 매장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시에는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LG패션 주요 재무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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