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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식품계열사 '헤쳐모여' 속내는? 중복사업간 시너지 창출... 일부 계열사간 '파이다툼' 여전

신수아 기자/ 김익환 기자공개 2013-02-05 16:28:35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식품 계열사간 본격적인 교통정리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사업부문이 중첩되는 크고 작은 식품 계열사들 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최소화하고, 유사 사업 부문을 통합해 시장 경쟁력을 높혀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교통정리 후에도 일부 계열사간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현재 모태가 되는 롯데제과를 필두로 빙과류와 유지사업에 주력했던 롯데삼강, 음료와 주류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롯데칠성음료를 중심으로 10 개 남짓의 식품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양수도와 합병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식품 관련 사업부문이나 관계사 수는 지금의 두배에 가까웠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사업 부문이 겹치는 경우가 생겼다. 롯데제과와 롯데삼강, 기린식품은 빙과 부문에서, 롯데브랑제리는 기린식품과 양산빵 분문에서 유사한 사업을 각각 영위했다. 2010년 인수한 파스퇴르유업의 주스나 음료 사업 부문도 롯데칠성음료 세부 제품과 일부 맥을 같이 했다. 또한 프리미엄 라인의 유지제품 생산을 위해 출자한 웰가 역시 롯데삼강 유지 사업 부문과 중복됐다. 이밖에도 제과와 초콜릿, 일부 주류 등 계열사간 겹치는 사업이 제각각 운영되고 있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의 식품 계열사들은 새로운 법인출자와 인수 등으로 인해 주력 사업과 소규모 사업간 특성이 겹쳤던 측면이 있다"며 "물론 계열사간 사업이 겹친다고 효율적이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불필요한 경쟁이나 소모적인 비용지출을 무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경영상 효율성을 제고하고 나선 롯데그룹은 분주하게 '흡수합병'을 단행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25일 양산빵을 생산하고 '본젤라또' 브랜드를 보유한 기린식품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롯데제과 측은 "종속회사로 기린식품을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1년에는 롯데제약을 품에 안으며 식음료와 건강식품 사업을 영입한 바 있다.

종합식품기업을 목표로 그룹의 식품 계열사를 규합하고 있는 롯데삼강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롯데삼강은 식품첨가물을 생산하던 롯데쇼핑 식품사업 부문(2009) 양도를 시작으로 파스퇴르유업(2011년 11월), 웰가(2012년 1월), 롯데후레쉬델리카(2012년 10월)를 차례로 합병했다. 이어 올해 1월1일자로 육가공 계열사인 롯데햄도 합병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삼강의 경우 파스퇴르유업을 합병하며 빙과의 원재료를 효율적으로 공수받을 수 있게 된 것 처럼 작게는 사업간 원재료 공수부터 넓게는 유관 사업을 합쳐 식자재 사업같은 신수종 사업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식업체는 롯데리아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2009년 패밀리레스토랑 사업체인 푸드스타를, 2010년엔 크리스피크림 도넛 판매사인 롯데KKD를, 2011년엔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나뚜루를 차례로 흡수합병했다. 특히 나뚜루는 당초 '아이스크림'이라는 제품 특성상 롯데제과에 편입되어 있었다. 그러나 프렌차이즈 업체로 성공하기 위해서 마케팅이나 지점 확대 등 풍부한 외식사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롯데리아와 합병 수순을 밟았다.

주류는 롯데칠성음료로 헤쳐모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11년 롯데주류BG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맥주 생산 공장을 짓는 등 주류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아사히 맥주와 공동 출자한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아사히 맥주를 비롯한 일부 주류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롯데아사히주류의 경우 롯데칠성이 85%, 아사히맥주가 15%로 공동 출자한 업체이기 때문에 합병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네개의 중심 계열사에 합병되지 않은 곳은 롯데아사히주류와 롯데브랑제리, 일부 식품 생산 업체뿐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롯데의 식품 계열사들의 경우 다각화된 작은 규모의 사업들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메이져 계열사가 이를 흡수합병한 경우"라며 "메이저-마이너 계열사간 설비나 노하우, 자원 등을 공유하며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겠다는 포석"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식품계열사 구조

그러나 여전히 계열사간의 경쟁의 여지가 남아있다. 롯데제과와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 중인 롯데삼강이 여전히 양산빵과 빙과시장에서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파이를 놓고 계열사간 불필요한 영역 다툼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제과는 기린식품이 보유한 제빵라인을 확충하고 '본젤라또'를 흡수하면서 빙과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기반을 마련했다. 반면 롯데삼강의 경우 효율적인 빙과류 원재료 공수에서 불구하고 빙과부문의 규모는 형님 롯데제과에 밀리고 있다.

여기에 주로 마트에 양산빵을 납품하는 롯데브랑제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출점 제한에 걸린 롯데브랑제리가 성장의 한계성에 직면한 가운데 시장 규모가 쪼그라 들고 있는 양산빵 시장에서 '롯데' 플레이어가 롯데제과와 롯데브랑제리로 여전히 두명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식품 계열사는 일단 동일한 제품군이라고 할지라도 브랜드와 유통망에서 개별사가 각각 별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식품 분야의 경쟁사는 CJ나 대상으로 불필요한 내부 경쟁에 집중하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게 관건인 상황"이라며 "이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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