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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홍콩홀딩스'의 초라한 성적표 1조 출자 불구 성과 미미..해외사업 고전

문병선 기자공개 2013-07-19 09:59:35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8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 홍콩홀딩스는 중국 유통시장 공략을 위해 2008년 설립된 해외 지주회사 중 한 곳이다. 롯데쇼핑은 이 회사에 지금까지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롯데쇼핑 해외법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자본금이다. 하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아 '빛바랜 투자'라는 평을 듣는다.

롯데쇼핑은 2008년 해외 백화점 및 마트 시장 공략을 위해 두개의 지주회사를 해외에 설립했다. 하나는 롯데쇼핑홀딩스홍콩(이하 홍콩홀딩스)이고 다른 하나는 롯데쇼핑홀딩스싱가폴(이하 싱가폴홀딩스)이다. 홍콩홀딩스는 중국 시장 투자를 위해, 싱가폴홀딩스는 동남아 시장 거점 공략을 위해 세웠다.

그룹의 야심찬 해외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주회사는 현재까지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홍콩홀딩스의 지난 5년여간의 재무 기록을 보면 이 회사의 실체에 대해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롯데쇼핑홀딩스홍콩 주요 재무지표

먼저 자산은 매년 불어났다. 롯데쇼핑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 및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억여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이후 롯데쇼핑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매년 출자를 했다. 출자총액은 1조515억원이다. 자본금이 늘어난 결과 자산도 매년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매출은 수년째 발생하지 않았다. 2010년 한차례 200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그 이전이나 그 이후 매출은 '제로(0)'였다.

가장 큰 이유는 홍콩홀딩스가 자회사 지배를 목적으로 한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출이 없는 법인"이라며 "해외사업을 위한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출은 없으나 당기손실은 거의 매년 발생했다. 지난해 506억원의 손실이 가장 컸고 설립 이후 한차례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매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손익이 발생한 이유는 외화 포지션 때문이라는 게 롯데쇼핑측 설명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법인이 외화를 보유함에 따라 손익이 발생한 것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재무적으로 생기는 손익"이라고 했다.

싱가폴홀딩스도 홍콩홀딩스와 비슷하다. 출자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어 자산 규모는 2290억 원에 머무른다. 역시 매출은 없고 매년 소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해외 지주회사가 주목되는 까닭은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성적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성적은 크레딧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변수다.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롯데의 공격적 확장이 재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늘 관심"이라며 "해외사업도 크게 늘리고 있는 만큼 관찰 대상"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홍콩홀딩스는 중국 지역에 총 5개의 백화점과 수개의 마트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구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 의견을 종합해보면 홍콩홀딩스가 중국 지역에 설립된 수개의 자회사에 출자하고 이들 자회사가 다시 백화점 및 마트에 자본을 대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들 중국 사업은 아직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홍콩홀딩스의 출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 '롯데디파트먼트스토어(톈진)'는 지난해 1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42억원이었다. 다만 출점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 지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롯데쇼핑이 직접 지분 40%를 출자하고 홍콩홀딩스가 지분 60%를 가진 것으로 파악되는 '랴오닝롯데마트(Liaoning Lotte Mart)'의 경우 지난해 379억원의 매출액과 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랴오닝롯데마트 뿐 아니라 꽤 오래전 개점한 다른 마트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해외법인이 적자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바게닝 파워(가격협상력)가 없다"며 "롯데가 중국과 동남아에서 점포를 대거 늘리는 이유도 바게닝파워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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