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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한국 커피믹스 시장 고전에 '골머리' 커피믹스 점유율 3%대로 곤두박질... 캡슐-머신 집중 자구책 이어져

신수아 기자공개 2013-09-05 10:22:40

이 기사는 2013년 09월 03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피믹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네슬레가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농심과 손을 잡고, 네슬레의 주요 과자 제품의 매출 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커피믹스의 저조한 시장점유율과 삐걱거리는 실적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네슬레(이하 '네슬레')는 농심과 업무제휴를 맺고, 오는 10월부터 킷캣, 네스퀵 초코웨하스, 크런치, 폴로, 프루팁스 등 5개 상품군의 유통 및 마케팅을 농심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의 탁월한 유통망과 상품 전개 능력을 활용해 매출을 늘려 커피믹스의 부진을 다각도에서 상쇄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네슬레 그레엠 토프트 (Graeme Toft) 사장은 "한국 네슬레는 이번 협약으로 잠재력이 큰 제과 사업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커피와 음료 시장에 보다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네슬레와 농심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심은 향후 네슬레 제과 제품을 대형 마트에 공급하고 마케팅을 담당하고 일정 수수료를 받게된다. 흔히 매출과 연계되어 수수료가 정해진다. 네슬레 입장에서는 최근 집중하고 있는 네스프레소 머신과 캡슐 커피에 판관비를 집중시킬 수 있고 동시에 '신라면'으로 닦인 유통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 농심 입장에서도 '삼다수'의 부재를 기존의 유통 채널 장악력을 활용해서 소폭 메울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커피믹스-시장점유율_네슬레

최근 몇 년간 네슬레는 커피믹스 시장에서 쓴 맛을 봐야 했다. 2007년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가 각각 80%, 20%로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동시식품의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에 밀려 네슬레의 시장점유율은 15%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남양유업이 등장하며 커피믹스 시장은 또한번 재편됐다.

2010년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를 들고 시장에 뛰어들 무렵, 네슬레의 시장 점유율은 13%로, 두 자리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2위 자리를 남양유업에 내주었다. 네슬레 커피믹스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8.9%, 2012년 5.1%로 하락했고 2013년 상반기 3.9%까지로 곤두박질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슬레는 2010년 네스프레소 머신 커피를 선보이며 커피믹스 보다는 캡슐커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당시 1등이었던 동서식품을 겨냥했던 남양유업의 노이즈 마케팅에 오히려 당시 2위 였던 네슬레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커피 시장의 약 70% 이상은 커피믹스가 차지한다. 원두커피는 약 10% 남짓에 불과하며, 이중 캡슐커피가 차지하는 부분은 한 자리 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기대한 만큼 커피머신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커피믹스의 품질과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캡슐 커피가 가격과 편리성 면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의 경우 커피믹스가 더욱 저렴하고 편리해 이 같은 캡슐커피의 장점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캡슐 커피의 대량 소비가 일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원두 커피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커피머신과 캡슐커피의 성장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커피 시장의 구조상 네슬레의 '네스프레소 머신-캡슐 집중 전략'이 빛을 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적도 점차 하락했다. 2009년부터 매출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2011년, 2012년 영업이익은 각각 -266억 원, -15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2011년 말 네슬레 퍼시픽아일랜드 대표이사를 지낸 그래엠 토프트(Graeme Toft)를 신임 사장으로 영입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후 국내 커피 믹스 시장에서 한 때 전성기를 누렸던 테이스터스 초이스 브랜드를 없애고, 커피믹스 브랜드를 '네스카페'로 통합했다. 이후 원두 커피믹스 인기에 발맞춰 '수프리모 크레마' 등의 제품도 선보였다. 네스프레소 머신의 프로모션 행사도 꾸준히 열며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번 제과 제품의 유통 채널 효율화 작업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았던 커피 브랜드를 없애고 통합하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했으나 당장 큰 효과는 없었다"며 "다소 커피 시장의 흐름에 한 발 늦게 대응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부진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네슬레가 한국 법인을 매각하거나 철수 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네슬레가 꾸준히 자구책을 내놓고 있어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네슬레 관계자는 "네슬레는 지속적으로 한국 사업 전략과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로써 (한국 사업을 계속 전개하는 것에 대한) 변동사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슬레의 전략이 향후 반전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네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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