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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칠수 없는, 그러나 골치아픈 '대상베스트코' [Company Watch] 20개업체 흡수합병 규모의 경제화..상권침해-일감몰아주기 '비판'

신수아 기자공개 2013-10-29 11:00:32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4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이 '대상베스트코'로 인해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와 지역 상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 수익성 개선도 더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품 전문기업 대상그룹에게 식자재 유통사인 대상베스트코는 놓칠 수 없는 알짜 아이템이다.

2010년 설립된 대상베스트코는 식자재 유통·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대상㈜이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임창욱 회장과 임 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임상민씨가 10%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까지 아직 수입보다 지출이 크다. 해를 거듭할 수록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수익성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81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567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는 204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순이익은 2012년 104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48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상베스트코 관계자는 "설립된 지 3년을 갓 지났으며 현재 사업의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며 "식자재유통 산업의 선진화를 목표로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동시에 시스템의 선진화도 함께 꾸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상베스트코는 산다물유통·우덕식품·한일마트·극동물류푸드·중부식자재 등 총 20개의 중소 식자재 유통사를 흡수·합병했다. 2011년 말 기준 1055억 원 수준이던 총자산은 지난해 1894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비용의 증가다. 중소 지역 업체들의 흡수합병을 통해 지역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시스템 일원화에 따른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퀄리티의 식자재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냉장·냉동 설비를 갖추고 물류센터를 확보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비용이 증가하며 부채에 대한 부담도 늘고 있다. 아직 수익성이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해 투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말 260억 원이던 부채는 지난해 말 1032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705억 원 은 단기차입금이다.

대상베스트코의 채무부담은 일단 모기업 대상㈜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대상㈜는 지난 8일 대상베스트코의 추가 차입금 437억5000만 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선 바 있다. 앞서 발생한 빚보증을 포함하면 총 채무보증 규모는 1398억 원으로 증가한다. 실제 대상베스트코의 차입금이 지난해 말보다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베스트코가 부진을 이어간다면 자칫 모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M&A를 통한 확장전략으로 사세를 키워야하는 대상베스트코에겐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다.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일단 내부 매출 규모가 40%에 이른다. 오너의 지분율이 30%에 이르기 때문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IB업계의 관계자는 "경영 일선에 뛰어든 임 회장의 두 자녀가 나란히 지분을 가진 업체"라며 "경영수업이 한창인 만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이 같은 사업체가 경영권 승계의 중심으로 부각될 가능성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잣대가 엄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대기업이 지역 상권을 침해한다는 꼬리표까지 붙어 곤혹스럽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공급하는 식자재가 지역의 중소 업체들의 가격보다 낮고 인프라 면에서도 대기업이 비교우위에 있어 중소 업체들이 설자리가 없다는 비난에 직면한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논의 등이 활발해지는 등 경제민주화와 맞물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난 속에서도 대상그룹은 식자재 유통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 식품 사업에 집중된 단촐한 사업 구조를 가진 대상그룹 입장에서 식자재 유통사업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여타의 신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식자재 유통은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알짜 사업이다. CJ프레시웨이나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등 유통이나 식품 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업체들이 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배경도 이와 같다. 한편으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선두를 잡지 못한다면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선 관계자는 "지영업자들과 동반성장하는 것이 회사(대상베스트코)의 미션"이라며 "식자재유통 전문시장을 구축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베스트코가 대상그룹의 골칫덩어리가 될지 효자로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상베스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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