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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유통, 유통 빅3에겐 빛좋은 개살구? 성장률 높지만, 마진율 낮아…초기비용 부담 커, 재무안정성 관리 중요

한희연 기자공개 2013-11-21 10:00:0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8일 1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식품제조회사나 유통회사들이 높은 성장성에 매료돼 식자재 유통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한 CJ그룹(CJ프레시웨이)에 이어 대상그룹(대상베스트코)과 아워홈이 후발주자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계열(현대그린푸드), 신세계그룹(이마트), 롯데그룹(롯데마트) 등도 적극 진출을 고려하고 있어 그야말로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신규 진입자들의 경우 식자재사업 진출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초기에 대규모 투자비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마진율이 낮아 중·단기적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18일 '식자재유통, 저성장 음식료 산업의 해법인가?'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식자재유통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성장시대의 매출확장의 대안으로 대형 식품제조회사 및 유통회사의 식자재유통사업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초기 투자비용 대비 낮은 EBITDA 창출로 투자 회수기간이 길어 신용평가적 관점에서는 중단기적인 신용위험 증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식자재산업, 빠른 성장세, 대기업 참여는 아직 미미

국내 식자재산업 시장 규모는 2005년 이후 연평균 16.4%씩 성장해 2012년 기준으로 96조 9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시장규모의 2.6배에 해당한다.

전체 중 기업용(B2B) 식자재유통사업은 28조 원, 가정용은 69조 원 내외의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기업용의 경우 외식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특성상 매년 5~6%의 성장률을, 가정용은 소비자들이 식생활 간편화를 추구하면서 이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식자재유동시장은 2007년 이후 1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아직까지 식자재유통시장은 대기업 참여가 미미하다. 10개의 대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이들의 비중은 전체 시장의 5~6% 내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아워홈, 에버핸드, CJ프레시웨이 등 단체급식회사를 중심으로 이들 시장 진입은 활발해지고 있다. 2010년 이후에는 대상이나 롯데푸드 등 음식료 대기업의 사업 진출이 본격화됐다. 성장정체에 고민하던 음식료회사에게 식자재유통시장의 높은 매출성장세는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계열의 현대그린푸드나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사업 기반 회사들도 식자재유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의 진출에 반발을 느낀 지역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들과의 충돌은 이들 기업의 시장 진입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대기업의 성장에 대한 욕구와 유통구조 개선방안 등을 고려할 때 대기업의 식자재유통사업 진출은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과의 마찰을 피해가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대기업들은 시장가격 준수, 중소형 식당 진출 자제 등 중소상인들과의 상생방안을 제시하면서 매출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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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프레시웨이, 초기진입으로 경쟁력 확보…대상, 아워홈 등 후발주자로 시장규모 확대 총력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유통사업의 선두주자로의 지위를 영위하고 있다.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 위주로 구성된 지역 식자재 유통회사를 통합하는 이른바, '유통선진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회사가 냉동/냉장 물류창고나 사무소 현태의 대리점 통합센터를 건립해 물류창고를 임대해 주는 방식이나 조인트 벤처를 통해 이뤄지는 형태다. 이는 대규모 투자 비용이 소요, 2010년부터 현재까지 1500억 원 내외의 유무형 자산 및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김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유통선진화 관련 초기 투자는 일단락됐다"며 "통합물류센터와 사무소에 기반한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의 영업망 흡수와 상품 매출 확대, PB상품 개발 등으로 통해 확고한 선두로 자리매김을 도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상베스트코는 20여 개 기존 식자재유통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영세사업자와 일부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상생방안 등을 제시하며 꾸준히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인수와 물류센터 설립 등을 위한 투자부담이 예상되고 있어 안정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아워홈은 단체급식부문의 선두주자로, 2008~2010년 2000억 원 내외의 투자로 식품제조시설을 갖추면서 기업용 식자재 납품 및 HMR(hone meal replacement: 간편가정식)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룹내부 매출이 과소하고 매출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매출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효과적인 물류시스템과 HMR) 부문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사업 확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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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률 높지만, 마진율 낮아…초기투자비용 크고 회수기간 오래걸려, 재무안정성 유지 관건

평균 5%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음식료 사업이나 유통사업에 비해 10% 이상의 높은 성장성을 지닌 식자재유통사업은 대기업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식자재유통사업의 EBIT/매출액은 1~3% 수준으로 낮다. 유통사업의 경우 마진율이 낮아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마진을 확보해야 하는데, 낙후된 유통구조 때문에 개별 회사의 마진율은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망은 취급품목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보이지만 일반 기업용 식자재유통망은 유통구조는 단순하지만 다수의 품목을 취급해야 하기 때문에 단체급식 유통망에 비해 채산성이 낮다. 가정용 식자재 유통의 경우 기업이 상품을 2차 도매유통에게 공급하고 2차 유통망이 다시 제 3의 도매유통망이나 소매망으로 공급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장 마진률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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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유통망 확보를 위해 각 지역에 유통 거점센터를 마련하고 공급망과 판매망을 활성화 시켜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자금이 다소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1개의 구매통합 물류센터나 사무서의 연간 매출액은 300억~500억 원으로 조사되고 있다. 식자재유통사업의 EBITDA 마진율이 1~3%임을 고려하면 물류센터를 통한 연간 EBITDA 창출액은 10억 원 내외로 추산되므로, 투자액에 대한 회수기간은 30년 내외로 상당히 길다. 게다가 초기 대량 구매를 위한 운전자금 부담 등을 고려하면 식자재 유통사업의 초기 자금부담은 매우 높고, 이는 기업의 재무안정성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신규 진출 회사들의 경우 당분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물류시설 투자 및 운전자금 부담이 불가피 하며, 지속적인 대기업 진출로 초기 진입자 대비 경쟁 상황 및 중소 식자재 유통상인의 반발도 심화될 것"이라며 "식자재유통사업의 영위하는 회사에 충분한 초기 자금조달 여력 뿐 아니라 재무안정성 유지를 위한 재무적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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