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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글로벌신약에 승부수…R&D 투자 빛 볼까 [제약업 리포트]높은 차입금 고려 1000억 유상증자...美 성공가능성 엿보여

장소희 기자공개 2013-12-10 09:33: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2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신약에 승부수를 던졌다. 바이오 당뇨 신약과 차세대 표적 항암제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 투입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포함한 다각도의 자금조달을 마쳤다.

당뇨 신약의 경우 국내와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 특허를 받는 등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대 관건은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임상실험이 될 전망이다.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이 임상실험과 생산설비 증설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증자를 통해 모집된 자금은 바이오 당뇨신약, 차세대 표적항암제 등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의 해외 임상시험과 생산설비 증설에 투입된다.

◇높은 차입금 비중 고려한 유상증자...보유 주식 미활용 지적도

한미약품은 지난주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기존 발행주식(828만여 주)의 12% 수준인 100만 주(1000억 원 상당)를 유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한미약품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높은 차입금 비중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한미약품의 차입금은 2864억 원으로 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입금이 채우고 있다. 지난해 차입금 의존도가 37.5%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104.1%였던 부채비율을 올해 3분기 88%로 낮추면서 앞으로 부채비율을 지속적으로 낮추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올해에만 2차례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던 것도 한미약품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약품은 지난 4월과 9월에 각각 100억 원과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차환용으로 사용돼 이번 자금조달과 목적이 다르지만 또 다시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기에는 부담이 따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일각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상장회사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출자 지분의 장부가액은 총 743억 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라 이를 활용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중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3.73%)의 장부가액이 249억 원 가량, 동아에스티 지분(3.73%)의 장부가액이 369억 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지분가치도 125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한미약품 관계자는 "동아제약 관련 지분은 투자목적으로 취득한 것은 맞지만 이미 10년 넘게 보유하고 있고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경우는 업무 제휴를 겸하는 차원에서 보유하는 주식이기 때문에 당장 처분할 계획은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R&D 투자의 결실을 보게 된다면 주주들의 지분 가치 상승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최근 재무현황

◇글로벌 신약 R&D에 '올인'...승부수 통할까

한미약품이 증자를 통해 모집한 자금을 글로벌 신약 R&D에 집중적으로 쓴다는 점도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이유 중 하나다. 바이오 당뇨신약과 차세대 표적항암제 등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시험과 해외시장 진출용 생산설비 증설에 각각 800억 원과 200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중 글로벌 임상시험에 사용될 자금 규모가 월등히 큰 편이다. 그 중에서도 당뇨치료 신약인 '랩스-익스텐딘4(LAPS-Exendin4)'의 글로벌 임상2상에만 약 500억 원이 사용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미국과 유럽 등 10여 개국 90곳의 시험기관에서 250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임상시험은 신약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자금이 소요되는 부분이 바로 임상시험"이라며 "특히 글로벌 신약의 경우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시험기관에서 다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자금 소요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이처럼 큰 규모의 자금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에는 그만큼 성공에 대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당뇨치료 신약은 얼마전 일본에서 특허를 취득했고 앞서 국내(2011년)와 미국(2013년)에서도 특허를 취득했다. 지난 6월 열렸던 미국 당뇨학회(ADA)에서도 한미약품의 당뇨신약을 주목했다.

글로벌 생산 기준에 맞는 생산설비(cGMP)를 갖추는 일도 해외시장 진출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오래전부터 cGMP 시설 구축에 공을 들였고 국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해외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신약을 내놓을 때마다 cGMP 증설이 필요해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될 자금도 이런 맥락이다.

현 시점에서 한미약품은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신약 R&D에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향후 글로벌 라이센싱이나 관련 투자에도 자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R&D에 성공하면 현재보다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한미약품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동력을 얻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R&D 결과가 최대 변수인 셈이다.

한미약품 R&D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추이
[출처 : 동양증권,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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