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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롯데쇼핑 대신 롯데건설 선택한 이유 6%대 수익성 고려…매입약정 기간도 짧아

임정수 기자공개 2013-12-05 08:22:3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3일 1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유동화 대상 자산으로 롯데쇼핑 영구채를 버리고 롯데건설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선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투자대상은 기초자산이 다를 뿐이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바꾸는 구조가 거의 비슷하다. 심지어 신용등급은 롯데쇼핑이 롯데건설보다 훨씬 높았지만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은 롯데쇼핑 영구채와 롯데건설 RCPS 중 실질 만기가 더 짧은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위험의 절대적 수준보다는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기도 했다.

◇ '롯데건설 RCPS VS 롯데쇼핑 영구채' 선택의 기로에서 롯데건설 투자 결정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롯데건설이 오는 17일 발행하는 RCPS 1000억 원 어치를 인수해 유동화할 계획이다. RCPS를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긴 뒤 매입약정으로 유동성을 보강해 ABCP로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RCPS는 최장 10년 만기로 2년 후에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한다. 2년째 되는 날을 시작으로 매년 특정 시점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250bp의 폭으로 금리를 올려 이자를 지급한다. 발행 후 3년째 되는 날부터 투자자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1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투자자가 조기 상환을 요청할 수는 없다.

반면 앞서 발행된 롯데쇼핑 영구채는 인수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700억 원 어치를 인수해유동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투자 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롯데쇼핑이 발행한 영구채는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콜옵션을 행사하는 구조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150bp의 폭으로 금리를 올려준다. 콜옵션에 스텝 업(step-up) 조건이 있고 풋옵션이 없다는 점에서 롯데건설 RCPS와 롯데쇼핑 영구채는 기본적인 구조가 유사하다.

신용도는 롯데쇼핑이 월등히 높다. 단순히 등급 상으로도 롯데쇼핑이 AA+로, 롯데건설 A+보다 3 단계나 높다. 또 롯데쇼핑인 안정적인 유통 업종인데 반해 롯데건설은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건설업종이다.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의 반응도 롯데쇼핑이 우세했다. 롯데쇼핑은 교원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동양생명 KB생명 등 일반 기관투자자들이 1700억 원의 수요를 채웠다. 나머지 1000억 원 가량을 유동화를 위해 증권사가 인수했다.

반면 롯데건설 ROPS 순수 투자자는 100억 원을 투자키로 한 네이버가 유일하다. 나머지 1200억 원은 모두 증권사가 인수해 유동화하기로 했다. 기존 RCPS 투자자인 공제회는 재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고, 보험사는 투자 여부를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도나 현금흐름의 안정성 측면에서 보면 롯데쇼핑 영구채가 롯데건설 RCPS보다 우수한 투자 상품"이라며 "롯데건설 RCPS에 대해서는 배당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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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질만기와 수익률이 투자 여부 갈랐다

메리츠증권이 두 투자 안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롯데건설 RCPS 쪽으로 기운 것은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 RCPS의 실질 만기가 롯데쇼핑 영구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도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 영구채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150bp를 더한 수준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발행 당시 국고채 금리가 3%대 초반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대 후반의 금리로 발행된 셈이다. 롯데건설 RCPS의 발행금리는 6.1%로 결정됐다. 롯데쇼핑 영구채와 비교하면 1% 이상 절대금리가 높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영구채와 RCPS 모두 발행사가 유사시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롯데건설 RCPS의 발행금리가 월등히 높아, 롯데건설 RCPS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건설 RCPS는 2년 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250bp의 폭으로 금리를 올려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인데, 이는 신용등급 상으로는 3 단계나 낮은 등급 회사채의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라며 "롯데건설 RCPS의 상환 강제성이 더 높은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콜옵션 행사일까지의 실질 만기도 롯데건설 RCPS가 2년으로, 실질 만기가 5년인 롯데쇼핑 영구채에 비해 짧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반면에 매입약정을 제공해야 하는 기간이 짧아 위험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 롯데건설 RCPS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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