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9년만에 역성장…커피믹스 매출 꺾였다 작년 매출 1조5304억, 전년比 1.92% 감소..2004년 이후 처음
문병선 기자공개 2014-02-25 08:14:36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1일 12: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약 8할을 차지하는 절대 강자 동서식품의 매출이 지난해 9년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것인지, 동서식품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전문가들은 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21일 동서식품의 모회사인 ㈜동서의 2103년 주총 승인 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비상장 자회사 동서식품의 매출액은 지난해 1조5304억 원(연결 기준)으로 직전해(1조5604억 원) 대비 1.92% 감소했다.
동서식품의 매출액이 감소한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동서식품은 2003년까지 매년 약 7~9%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다 2004년 758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직전해(7592억원) 대비 0.11% 매출이 감소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커피믹스 시장의 고성장은 지속됐다. 이듬해 8.73%를 비롯해 2009년까지 두자릿 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랬던 매출 성장률은 2010년 7.63%로 둔화되더니 이후 5.45%(2011년), 3.85%(2012년)를 기록하다 작년에 결국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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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은 이미 인스턴트 커피 시장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고 매출 목표액을 줄인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 ㈜동서는 합작 상대방인 미국 크래프트푸드사와 동서식품의 올해 매출액 목표치를 1~2% 낮추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3년 결산 결과 매출액은 1.92% 감소했으니, 매출 감소폭은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던 셈이다.
동서식품의 매출 감소는 경쟁 격화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이 보다는 커피믹스 시장의 전체 파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일단 해석된다.
지난해 AC닐슨이 조사한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결과에 따르면 동서식품 '맥심'은 2013년 1~11월 평균 81.1%를 기록했다. 2위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는 12.7%, 네슬레 '네스카페'와 롯데칠성 '칸타타'는 각각 3.7%, 1.3%를 기록했다. 맥심의 점유율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던 가운데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건 전체 시장의 파이가 줄고 있음을 시사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와 네슬레의 연합이 성사되고 농심이 뛰어드는 등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정작 전체 파이는 줄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이미 많은 곳에서 예상을 해 온 터라 커피믹스 제조 업체들은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서식품도 이미 원두커피믹스, 에너지음료, 과자 등으로 제조 상품을 다양화 했다. 제과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던 이유는 모두 커피믹스 시장의 성장률 둔화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가 일부분 수익성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동서식품의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지 않았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20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직전해(1797억 원) 대비 14.64% 늘어난 수치다. 다만 커피믹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파이가 줄어들수록 지금과 같은 수익성이 나올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전체 커피믹스 시장은 지난해 0.3% 성장했고 동서식품의 점유율은 79.6%에서 81.2%로 늘어났다"며 "시장은 그대로이고 점유율은 늘었는데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0월 커피믹스 출고가를 5~10% 가량 내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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