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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아시아신탁, 성장 정체·소송 후유증 ‘이중고’⑨'캐시카우' 관리형 토지신탁 하향길…빈약한 자본금에 발목

길진홍 기자공개 2014-04-11 08:5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8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신탁은 업계에서 관리형 토지신탁 전도사로 불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대부분 일손을 놓고 있을 때 관리형 토지신탁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당시 신생 신탁사의 개발신탁 진출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개발사업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된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으나, 해마다 매출을 늘리며 흑자를 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성장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전반적인 수탁고 감소와 맞물려 영업이익과 순익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한 때 젖줄이 되어주던 관리형 토지신탁은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빈약한 자본금에 발목이 잡혔다. 게다가 최근 사업 이해관계자와 잇따른 소송으로 잠재 위험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관리형 토지신탁 업고 폭풍성장...2011년 이후 정체 국면

아시아신탁은 2008년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부동산시장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리형 토지신탁에 뛰어들어 2768억 원의 수탁고를 올렸다. 용인 동백, 대전 문화동 주상복합, 제주 ICC앵커호텔 등의 관리형 토지신탁을 잇따라 따냈다. 관리형 토지신탁 진출과 맞물려 처분신탁, 담보신탁 등의 비개발신탁도 대폭 늘었다. 2008년 수탁고 잔액은 4조 3747억 원으로 설립 첫해인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억 원, 8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신탁 유형별 수탁고 추이
(감사보고서)

이듬해인 2009년 수탁고가 16조 원을 넘어선다. 일 년 새 수탁고 12조 원 가까이 늘었다. 관리형 토지신탁 신탁원본이 무려 4조 원대로 뛰어 올랐다. 담보신탁도 7조 원 가량 늘었다. 이에 힘입어 신탁보수와 영업수익이 100억 원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44억 원에 달했다. 2010년에는 영업수익이 2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내로라하는 선발 주자들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수위권으로 올라선다.

하지만 아시아신탁의 선전은 여기까지였다. 2011년을 기점으로 외형이 줄면서 이렇다 할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탁원본은 2011년 18조 원을 넘어섰으나 2012년 15조 원, 2013년 14조 9321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특히 주력부문인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가 해마다 줄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담보신탁, 처분신탁 등의 비개발신탁도 감소 추세다. 신탁보수가 줄면서 영업수익과 순익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2013년 영업수익은 230억 원으로 전년대비 2.9% 감소했다. 캐시카우인 관리형 토지신탁 등 전반적으로 일감 감소와 맞물려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아시아신탁 신탁원본
(자료: 감사보고서)

◇열악한 자본금 발목...경쟁력 저하

아시아신탁의 성장 정체는 최근 부동산시장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넘쳐나던 악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대폭 줄었다. 특히 관리형 토지신탁에 책임준공을 약정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경쟁심화로 신탁보수가 대폭 줄어든 것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다.

경쟁사에 비해 빈약한 자본금도 걸림돌이다. 2013년 말 기준 아시아신탁의 자본금은 280억 원이다. 자본금 규모가 부동산신탁사 11곳 가운데 8위에 머무르고 있다. 신생업체인 국제신탁(181억 원), 코리아신탁(152억 원), 무궁화신탁(115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형대비 자본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
(자료: 감사보고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교적 위험이 높은 차입형 진출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무턱대고 외부차입을 일으켜 신탁계정대에 자금을 쏟아 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의 경쟁사들이 잇따라 고수익을 쫓아 차입형을 늘리는 걸 지켜만 봐야 했다.

실제로 아시아신탁은 지난 2010년 3월 차입형 토지신탁 취급 인가를 받았으나 수탁고 규모가 1000억 원을 밑돌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2.5%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이후 신규 수주가 중단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관리형 토지신탁 영업 인가 후 수탁고 증대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부동산신탁사 자기자본
(자료: 금융감독원)

◇소송 위험액 950억...자본금 3.4배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 증대에 따른 소송 위험도 적잖은 위협이 되고 있다. 2013년 말 기준 아시아신탁이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120건(피소 116건, 제소 4건)이다. 이 가운데 위탁자가 패소할 경우 고유계정에서 지급해야 하는 소송가액은 956억 원이다. 이는 자본금의 3.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소송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재무건전성 악화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옛 가야쇼핑 부지의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인 남부중앙시장㈜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담보신탁을 위탁한 남부중앙시장이 임의로 중도금과 잔금 등을 처분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시행사 대표가 분양대금을 중간에 가로채면서 일부 수분양자들의 경우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아시아신탁은 분양대금 편취는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이해관계자 민원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변화와 맞물려 관리형 토지신탁 중심의 아시아신탁 성장도 한계에 직면한 양상"이라며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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