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는' 해외·대체투자, 미래 부실 키운다 [공제회 긴급진단]②부동산 투자, 사후관리가 중요…해외투자협의회 활용도 대안
이상균 기자공개 2014-04-25 08:1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2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제회의 지급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리스크의 상승은 향후 부실이 생길 가능성을 높아지게 한다. 실제로 공제회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대체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체투자는 주식과 채권투자보다도 더 많은 인력과 세밀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해외·대체투자, 대세로 자리 잡아
최근 공제회들의 향후 투자 계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해외와 대체투자다. 지급률이 5%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투자로는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투자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는 하지만 변동성이 워낙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사실상 고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공제회의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이미 국내 3대 연기금(국민·사학·공무원)도 해외와 대체투자 확대를 공언하고 있다. 대형 공제회의 CIO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기금들도 해외와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투자의 방향이 이미 잡혀진 만큼 향후 해외와 대체투자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어떻게 낮추고 관리하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제회의 경우 이미 투자 포트폴리오가 너무 공격적으로 설정된 것이 걸림돌이다. 일부 공제회의 경우 대체투자가 이미 50%를 넘어 추가로 확대할 여지가 많지 않다. 높은 지급률 때문에 목표수익률이 올라가고 이것이 리스크 높은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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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지난해 군인공제회의 투자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으로 47%에 달했다. 이어 대체투자 28%, 주식 16%, 채권 9% 순이다. 부동산 비중은 2000년대 후반 60%를 넘다가 40%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편중이 심하다 보니 군인공제회는 대체투자본부와 부동산투자본부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자산은 채권으로 60.4%다. 주식은 30.1%, 대체투자는 9.4%를 기록했다. 채권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발생하고 대체투자와 주식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군인공제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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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 중수익 자산을 골라 투자해라
공제회의 지급률이 단기간에 낮아지지 않는다면 해외와 대체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대체투자 중에서도 중위험 중수익 자산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벤처펀드와 바이아웃펀드, 헤지펀드 투자는 고위험 고수익에 속하고, 부동산 투자는 전통적인 중위험 중수익 자산으로 구분된다.
부동산 투자의 경우 유동성 확보가 어렵고 운영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가격리스크는 크지만 언제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주식 및 채권과는 상반되는 자산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남재우 연구원은 "부동산은 투자 이후에도 인력과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하는 자산"이라며 "과거 공제회의 부동산 부실 투자 사례를 살펴보면 사후관리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남 연구원은 "공제회들이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대체투자에 나서는 것은 또 다른 부실을 낳을 우려가 있다"며 "우선 운용 인력과 시스템을 갖춘 뒤에 대체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투자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국내보다 정보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연기금과 공제회가 협력해 투자대상을 물색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해외투자기관 협의회가 대표적이다.
남 연구원은 "해외투자 경험이 많은 국민연금이 공제회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고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협력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해외투자기관 협의회가 공제회에게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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