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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공모규모 KCC 구주매각 '변수' '구주매출+신주모집' 병행 구조 유력…순환출자 고리 약화될 듯

한형주 기자공개 2014-09-25 10:43:12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3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은 상장을 통해 얼마를 조달할까. 일단 공모구조는 구주매출과 신주모집을 병행하는 방식이 유력시된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은 상당 부분 구주매출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더불어 지난해 말 패션사업 양수 등으로 악화된 차입구조는 사측이 신주모집에 나설 충분한 명분을 제공한다. 여기까지만 고려해도 제일모직의 공모 규모는 1조 원대 중반 가격을 넘나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남은 관건은 제일모직의 2대주주(17%)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쥐고 있는 KCC가 어떤 카드를 빼드느냐다. 2012년 초 삼성카드로부터 지분을 인수한지 약 3년 만에 투자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조금 더 인내심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경우에 따라 제일모직의 모집총액이 시장 예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불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 예상…구주매출 1조원 내외

증권업계에선 삼성이 이번 기회에 계열사들이 제일모직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형성된 순환출자 연결고리를 끊거나 약화시킬 공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제일모직이 계열사들과의 지분관계를 정리한다면 보다 큰 틀에서 삼성의 지주사 체제 전환 및 경영권 승계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말 현재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카드(5%) △삼성전기(4%) △삼성SDI(4%) △제일모직(4%) △삼성물산(1.48%) 등 계열사 지분율 합계는 총 18.48%. 해당 지분 모두 순환출자 구도에 속해 있다.

'썸 오브 파트(sum of part)' 방식을 적용한 제일모직의 예상 시가총액은 5조~6조 원대, 유통주식 수(액면분할 후)와 할인율(약 20%)을 감안한 주당 가격은 4만~5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만약 계열사 소유의 제일모직 주식 46만여 주가 모두 공모주 시장에 나온다면 예상 구주매출 규모는 1조 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제일모직의 그룹 내 입지를 감안할 때 이부진(이하 8.37%), 이서현 등 오너가(家) 보유지분이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 지분은 말할 것도 없다.

◇차입금 감축 등 자금 수요 늘어…5000억 안팎 신주모집 예상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별개로 제일모직 자체적인 자금 수요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부터 단행한 지분투자와 사업양수도 등으로 자금 소요가 지속되면서 차입 부담이 늘고 있어서다. 상반기 말 기준 제일모직의 순차입금은 1조 6700억 원가량을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패션부문 인수로 전사 영위사업의 경기 민감도는 높아진 상황. 당분간 영업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제일모직은 올해 시설·지분투자에 5000억 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추가 지분출자(1300억 원대)가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 향후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장 과정에서도 자금 소요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의미있는 차입 규모 축소는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제일모직이 차입금 감축 혹은 신규 M&A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공모구조에 신주모집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구주주 지분가치 희석 등 신주발행시 수반되는 부작용을 감안, 물량은 5000억 원 정도로 최소화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기업공개(IPO)가 구주매출분을 합쳐 총 1조 5000억 원 내외 규모의 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KCC 지분매각시 예상 차익 최대 3000억

구주매각 대상에 KCC 보유지분이 포함될지도 단연 관심사다. KCC가 가진 제일모직 지분 17%의 취득 당시 가격은 7741억 5000만 원이었다. 액면분할시 주식 수(42만 5000주→2125만 주)를 감안한 주당 취득가는 3만 6000원대.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5만 원으로만 결정돼도 총 3000억 원 가까운 차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제일모직 지분은 KCC가 들고 있는 모든 지분증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상반기 말 기준 장부가액은 9444억 600만 원으로 범(汎) 현대가인 현대중공업 지분가치(4094억 6400만 원)보다 액수가 훨씬 많다. KCC 소유의 제일모직 지분에 '언젠간 털어낼 주식'이란 꼬리표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시장에선 제일모직이 처음부터 공모가를 무리하게 높여 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차츰 힘을 얻는 분위기다. 오히려 일정 부분 저평가된 가격으로 상장한 뒤 가치 제고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신빙성 있게 제기된다. 이와 맞물려 KCC도 9000억 원대에 달하는 제일모직 주식을 한번에 현금화하기보다는 상장 후 주가추이 등을 봐가며 타이밍을 조율하는 시나리오로 가지 않겠느냐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 달 전 주관사 선정 당시 IB들의 거래 제안 단계에서는 물론 최근의 실사 과정에서도 KCC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와 관련된 얘긴 거의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모직은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오는 12월 상장이 목표다. 이번 거래는 대우증권이 대표주관하고, 우리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이 공동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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