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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증권사, 불편한 DLS [thebell note]

이상균 기자공개 2014-11-05 08:57:16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3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DLS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조 9074억 원을 기록했다. 45조 원을 넘는 ELS와 50조 원을 넘는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에 비해 작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DLS를 투자자별로 구분하면 사모 DLS는 16조 1859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77.4%를 차지한다. 공모 DLS는 4조 7215억 원으로 아직 발행 비중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모 DLS의 발행액이 사모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은 DLS의 정보 접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DLS의 기초자산은 크게 일반(원자재, IB전략지수, 워런트), 금리(CD 등 각종 금리상품, 외환(환율), 신용(CDS 등 신용상품) 등 4가지로 나눠진다. 종목과 주가지수로 구성된 ELS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일반투자자들이 정보를 얻기 어려운 부문이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원자재의 경우 국내 증권시장에 전문가가 드물어 가격 예측이 쉽지 않은 자산으로 꼽힌다.

문제는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DLS의 가격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국내에서 금과 은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발행하는 DLS는 대부분 런던 금과 은 시장에서 발표하는 가격이 기준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런던시장은 매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3시에 금과 은 가격을 결정하는데 이중 오후 3시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일단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는 런던 시장의 금과 은 가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뉴욕상품거래소의 금과 은 가격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DLS 발행 정보에 런던 금, 은 가격을 얻을 수 있는 사이트를 3개 공지한다. 런던금시장 홈페이지와 런던금시장 연합회 홈페이지, 블룸버그 홈페이지 등이다.

이중 블룸버그 홈페이지는 메인 화면의 '마켓(markets)'을 클릭하면 화면 상단에 은 가격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현재 가격만 나와 있을 뿐 가격 추이를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 런던금시장 홈페이지는 들어가자마자 금과 은 가격이 달러와 유로, 파운드화 표시로 나눠져 있다. 물론 모든 표시는 영어다.

그나마 런던금시장연합회가 가장 친절한 편이다. 금과 은 가격을 시기별, 통화별로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10월 31일 기준 은 가격은 16.2달러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은 가격이 1000달러를 넘는 것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 국내에서 활용되는 DLS의 은 가격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100을 곱해야 한다.

증권사는 DLS를 발행하면서 기초자산의 가격을 정확히 공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런던금시장연합회가 제공하는 은 가격에 1000을 곱해야 한다는 설명은 DLS 상품설명서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나머지 홈페이지는 모두 영어로 적혀 있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증권사가 국제적인 공용어인 영어도 모르면서 무슨 DLS 투자를 한다고 타박한다면 이는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다.

DLS 투자자 중에서는 20~30대뿐만 아니라 60대 이상의 고령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월지급식 DLS의 일반투자자는 대부분 현업에서 은퇴한 사람들이다. 숫자가 적긴 하지만 70대 이상 고령자도 있다.

증권사의 이런 불친절은 금융감독 당국이 정한 가이드라인에도 위반된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가 DLS의 기초자산을 설정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정보의 접근성을 꼽는다.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 투자자가 자신이 투자한 DLS 기초자산의 가격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증권사가 영어로 적혀진 홈페이지 주소만 달랑 공지하는 것이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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