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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철강, 부질없는 하이스틸 지분 매입 주가부양 총력 불구 시장 반응 '냉랭'...수익성 악화에 덜미

김장환 기자공개 2014-12-15 14:25: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철강이 계열사 하이스틸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2년 사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익성 저하와 재무건전성 악화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해석되지만 정작 한일철강 및 오너 일가는 엉뚱한 곳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8일 한일철강은 하이스틸 주식 546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당일 종가(1만6100원) 기준으로 보면 지분 매입에는 880만 원가량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데다,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하이스틸 지배 지분율은 52.5%에 육박한다.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어 보이는 수준의 주식 매입인 셈이다.

그런데도 한일철강이 하이스틸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 우선 하이스틸은 지난 2012년 11월 주당 공모가 1만9700원에 총 126억 원에 달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후 안정적 주가 추이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일철강은 올해 들어서만 10여 차례가 넘게 하이스틸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하이스틸 관계자는 "유증 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주주들로부터 불만 제기가 있었고 이에 따라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 부양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직접 나서게 됐다는 얘기다.

동시에 오너 일가 역시 지분을 사들이며 주가 부양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엄정헌 한일철강 대표와 동생 엄정근 하이스틸 대표는 한일철강과 함께 장중에서 하이스틸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중이다. 이 역시 책임경영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가 부양을 위해서 오너일가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란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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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이스틸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 곡선만 그리고 있는 중이다. 이달 5일에는 올해 들어 최저수준인 1만5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2년 1만3500원대 주가를 기록한 이후로는 2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의 주가다. 엄 대표 일가와 한일철강이 주가 부양을 위해 지분을 사들이고 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이스틸 주가가 이처럼 곤두박질치는 이유는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하이스틸 매출은 13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7억 원에 그친다. 영업이익률은 0.5%. 여기에 19억 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는 흑자 기조를 보였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분기 기준 하이스틸이 기록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9억 원이다. 회사에 실제로 유입된 현금은 전혀 없고 오히려 19억 원이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순손실과 더불어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과 이자비용마저 증가한 탓이 컸다.

수익성 악화는 자연스럽게 재무구조 부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차입금을 늘린 것이 재무건전성에 압박을 주고 있다. 올해 9월 말 별도기준 하이스틸 총 차입금은 594억 원으로 이 기간 자산은 2443억 원이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30.4%로 통상 업계에서 말하는 안전선(30%)을 소폭 넘어섰다.

문제는 올해 말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사업다각화가 이뤄져 있지 않고 강관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회복 지연과 내수 시장 공급과잉까지 겹쳐 판매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는 중국산 원자재 가격 하락과 프로젝트 수주 경쟁 과열 현상에 시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 증대에도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이다.

결국 한일철강과 오너 일가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하이스틸 지분을 매입한다고 해도 이것이 주가에 긍정적 효과로 반영되기는 장기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수익성 침체가 본격화됐고, 또 부진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익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어떤 꼼수로도 주가 회복은 요원할 것이란 평가다.

한편 하이스틸은 지난 2003년 1월 한일철강으로부터 강관 부문을 인적 분할해 설립된 곳으로 매출액 기준 세아제강과 휴스틸의 뒤를 잇는 국내 3위권 강관 업체다. 현재 개인 최대주주는 엄정근 대표지만 엄정헌 대표와 함께 양측이 번갈아 지분 매입에 들어가면서 최대주주가 지속적으로 뒤바뀌고 있다. 아울러 한일철강이 보유한 하이스틸 지분율은 15%대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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