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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선 LG, 회사채 초절정 인기 이어갈까 [Adieu 2014]사업경쟁력, 펀더멘털 신뢰 여전…경기민감산업, 환경 대응력 관건

황철 기자공개 2014-12-18 10:20: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6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야구로 따지면 연타석 홈런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초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LG그룹에 대한 얘기다. LG그룹은 올해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3조 원 이상의 공모채권을 시장에 내놓았다. 민간 그룹 중 SK 다음으로 큰 규모다.

폭발적인 공급량을 이끈 것은 풍부한 투자수요였다. 회사채 수요예측에만 나서면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려 'LG전자하면 증액 발행'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주력 사업 대부분이 경기 변화에 민감한 산업군에 속해 있다. 당장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지만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미 화학 부문은 수익성 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잘나가던 전자·통신부문 역시 실적·평판 모두 꼭지를 찍고 변곡점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회사채 시장에서의 인기 유지를 위해서는 급변하는 외부환경을 헤쳐나갈 강력한 대응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넘치는 조달 욕구, 더 넘치는 투자 수요

LG그룹은 올해 3조3800억 원어치의 비금융 일반 공모 회사채(SB)를 찍었다. 공모채나 다름없는 사모사채 3400억 원까지 합하면 3조72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2조88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그룹 주력사이자 초대형 이슈어(Issuer)로 확실하게 발돋움한 LG전자가 1조1000억 원에 달하는 공모채를 찍었다. 사모채 시장에서도 2000억 원을 조달했다. LG디스플레이 6000억 원, LG이노텍 1000억 원까지 합하면 전자 계열 발행액만 2조 원에 달한다.

LG그룹 2

유무선 통신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독보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9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갔다. 이밖에 LG생활건강 3300억 원, LG하우시스 1500억 원, 서브원 1000억 원, LG생명과학 500억 원씩의 공모채를 찍었다. LG생명과학과 LG실트론은 사모채 시장에서 각각 1000억 원, 400억 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LG그룹 채권의 폭증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조달 의지 이상의 기관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LG그룹 채권을 두고 미배정이나 미청약을 걱정하는 이는 드물다. 오히려 이번엔 얼마나 물량을 더 늘릴까가 더 큰 관심사다. 연중 내내 3조7000억 원 이상의 공급량이 딸릴 정도로 투자수요가 차고 넘쳤다.

실제로 LG그룹은 올해 수요예측에서 단 한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않았다. 총 수요예측 참여액은 청약 금액 3조3800억 원의 세 배에 가까운 9조320억 원에 달했다. 최종 청약액이 최초 공모 때보다 상당수준 증액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예측 단순경쟁률은 평균 3대1 이상으로 파악된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그룹 3

LG그룹 채권이 초절정 인기를 구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룹 전반적으로 차입금이 증가 추세에 놓여 있지만 재무레버리지나 유동성 관리에 철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간의 보수적 재무전략으로 볼 때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의 무리한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또한 깔려 있다.

특히 지난해 이후 LG디스플레이(AA0), LG유플러스(AA0), LG상사(AA-) 등의 신용등급이 올랐다. LG이노텍(A+)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전망이 달려 상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자·통신부문의 실적 호조 이후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사 중 하나인 LG화학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재무구조가 워낙 우수해 당장 '신용 위기'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의 경우 호황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 3분기까지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아직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의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 주력 사업, 잠재 위험 부각..지금이 꼭지?

그러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경기 민감도다. 전자, 화학, 통신 부문 모두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실적이 급변할 수 있는 산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전자부문은 기술 변화가 빠르고 지속적인 개발활동으로 인한 대규모 투자부담이 내재해 있다.

화학 부문 역시 원재료 시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다. 외부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채 시장에서의 평판도 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그룹 신인도나 채권 안정성 차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고 주력 사업 대부분도 아직은 사업·재무경쟁력을 의심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화학업종 시황 부진이 지속되고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실적 가변성 또한 커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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