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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대표의 복귀…돌아온 '보스톤' [대표펀드매니저 열전]GB보스톤창투 '보스톤콘텐츠영세기업투자조합' 결성 마무리

양정우 기자공개 2015-01-07 08:17:3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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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이 돌아왔다. 2000년대 중반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문화콘텐츠 펀드의 강자로 손 꼽히던 브랜드였다. 지금은 사라진 보스톤창업투자의 시작과 끝을 같이했던 김현우 대표(사진)가 다시 보스톤이라는 이름을 들고 나왔다. 'GB보스톤창업투자'를 설립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GB보스톤창투가 최근 업계에서 회자된 건 첫 펀드 결성에 성공한 까닭이다.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후 한 달여 만에 발 빠르게 펀드 결성을 마쳤다. 그만큼 유한책임출자자(LP) 매칭에 만반의 준비를 해뒀다.

김 대표는 "첫 번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고 많은 지인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이제서야 현장에 복귀했음을 실감하는 눈치였다. "솔직한 게 베스트 웨이"라고 강조한 김 대표는 진실을 운용철학으로 꼽았다. 10여 년 넘게 콘텐츠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온 연륜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1년 남짓 신생 VC…모태펀드 GP 선정 우려 '불식'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의 콘텐츠영세기업 위탁운용사(GP)로 GB보스톤창투가 선정되자 업계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설립된 지 1년 남짓한 신생업체, 상대적으로 적은 운용인력 등 LP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업계에서 익히 알려진 김 대표의 이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다.

하지만 GB보스톤창투는 이런 우려를 한 번에 잠재웠다. 지난 달 30일 '보스톤콘텐츠영세기업투자조합' 결성을 마무리 한 것. 펀드 결성 총액은 255억 원으로 최소 결성금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모태펀드 측이 요구한 215억 원보다 18.6%나 초과한 규모다.

김 대표는 "밖에서는 의외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결성금액을 넘어서는 규모로 LP들로부터 투자확약서를 받아서 모태펀드에 제시했다"며 "모태펀드 입장에서는 LP 매칭이 누구보다 확실한 VC가 바로 우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B보스톤창투는 모태펀드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GP로 선정된 후 곧바로 펀드 결성에 나서며 지난해 결성 총회까지 마무리 지었다. 김 대표는 "보통 GP 선정부터 펀드 결성까지 3개월 정도 걸리는 데 우리는 한 달만에 결성을 끝냈다"며 "1년 넘게 공을 들이며 철저하게 준비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펀드는 제작초기 프로젝트나 콘텐츠영세기업에 전체 결성액의 7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콘텐츠마다 제작초기의 시기가 구별돼 있다. 영화는 메인투자 계약을 하기 전과 아직 시나리오와 주·조연 캐스팅이 완료되기 전이다. 애니메이션은 메인투자 계약 전, 드라마는 방송사 편성 계약 전으로 한정돼 있다. 제작사들이 자금 부족에 가장 시달리는 시점이다.

김 대표는 "콘텐츠영세기업이라는 펀드 조성 취지에 맞게 투자하려고 한다"며 "10여 년 동안 쌓아온 경험들을 집대성해 앞으로 콘텐츠 업계를 밸류업한 펀드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투자 방향에 대해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기가 만만치 않은 구조이기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년 노하우 "솔직함이 베스트 웨이"

김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36살의 젊은 나이에 제법 유명한 창투사의 CEO가 됐다. 벤처캐피탈 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에도 승승장구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엔 손 꼽히던 직장이었던 장기신용은행에서 홍콩 HSBC까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갔다. 그러던 중 2000년 대 초반 회사를 그만두고 밀레니엄벤처투자·한국창업투자 등을 인수하며 저변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2004년 보스톤창투를 설립하면서 문화콘텐츠 투자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괴물'과 '해운대', '국가대표' 등 박스오피스를 석권한 작품들이 김 대표의 손을 거쳤다. 콘텐츠뿐 아니라 바이오와 IT분야에서도 셀트리온과 비아트론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남겼다.

이번 GP 선정의 공과를 따져봤을 때 김 대표가 업계에서 쌓아온 인맥과 신뢰를 빼놓을 수 없다. 신생업체이고 운용인력이 적기 때문에 대표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 김 대표는 "콘텐츠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경험을 인정해준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10여 년간 대표펀드매니저로 일한다는 건 그만큼 폭 넓은 신뢰관계를 유지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수의 히트작에 투자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운과 시스템'이 결정했을 뿐"이라고 답한 김 대표는 GB보스톤창투에도 평범하지만 확고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이번에 펀드레이징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솔직한 것이 베스트 웨이"라며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가장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보스톤창투를 이끌 때는 누구보다 빠르고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천천히 내실을 다지며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투자받지 못해 마음이 상한 나머지 업체들과도 좋은 네트워크를 쌓아가려고 한다"며 "예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지나쳤지만 결과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근 김 대표의 눈길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올 들어 영화를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투자 수익률이 상승 추세에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벤처캐피탈들은 국내 문화콘텐츠와 중국 시장의 접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3~5년이 국내 콘텐츠를 통해 중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며 "내년에도 문화콘텐츠를 메인으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뛰어다닐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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