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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립의 험난한 '파라다이스웨이' [thebell note]

김익환 기자공개 2015-01-12 08:12:13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8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일본 파친코 업체 세가사미(Sega Sammy)와 손잡고 인천 영종도에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 시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공식을 개최했고 현재 투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금만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에 파라다이스그룹은 사활을 걸었다.

파라다이스 시티 사업을 두고 안팎에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내놓는다. 카지노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업종으로 꼽힌다.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카지노 시장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서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이 매해 상승세를 보여 왔다. 안정적인 사업을 놔두고, 성패에 따라 그룹 명운이 갈리는 복합리조트 사업에 나선 것은 도박일 수도 있다.

파라다이스의 도전은 전필립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했다. 전 회장은 2010년 그룹 경영 철학인 '파라다이스웨이'를 선포했다. 고객에게 예술적 감동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서비스업계 애플'이 되겠다는 게 파라다이스웨이의 기본정신이다. 파라다이스웨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카지노 기업을 넘어서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 회장의 사업 추진방향은 '카지노 거부'인 셸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과 닮았다. 아델슨 회장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인수했고 리조트와 컨벤션으로 사업을 넓혀나가며 부를 축적했다. 카지노 사업에서 리조트로 넓혀나가는 전 회장의 롤모델인 셈이다.

하지만 전 회장의 파라다이스웨이는 앞날이 다소 험난해 보인다.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투자 계획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복투자 우려부터 나온다.

외국 카지노 자본인 리포&시조스(LOCZ)가 지난해 12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건설을 위해 영종도 미단시티의 일부 부지를 1억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홍콩 부동산개발 전문업체인 초우타이푹(CTEF)도 지난해 11월 영종도에 복합리조트를 개발하겠단 투자의향서를 인천시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해외업체 여러 곳이 영종도 복합리조트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복합리조트 건설이 현실화한다면 경쟁격화로 파라다이스시티의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다.

1조 원을 웃도는 자금조달 문제도 따라 붙는다. 금융계가 파라다이스시티 수익성의 의구심을 품는다면, 파라다이스로선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최근 파라다이스그룹이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운영을 위해 아시아 카지노 운영업체인 SJM홀딩스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외신기사가 나왔다. 파라다이스그룹은 기사를 부인했지만 리조트 사업에 대한 안팎의 의구심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전필립 회장의 파라다이스웨이가 순항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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