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LSI, '미운 오리새끼' 신세 벗어날까 갤럭시S6 엑시노스 AP 탑재, 애플 A9 생산 유력… 올해 흑자 전환 예상
정호창 기자공개 2015-02-05 08:43: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3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자 사업부로 그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미운 오리새끼로 여겨지던 시스템LSI 사업부가 올해 부진을 떨쳐내고 '백조'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올해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6의 주력 AP와 미국 애플의 차세대 'A9' 프로세서 생산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삼성전자가 지난주 2014년 경영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 및 증권업계에선 시스템LSI 사업부가 지난해 약 1조 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사업부가 생산하는 스마트폰용 모바일 AP인 '엑시노스'가 LTE시대를 맞아 경쟁력 약화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특스(SA)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 엑시노스의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2012년까지 10~11% 가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하락세를 나타내 7.9%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5% 수준까지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엑시노스가 4세대 이통통신인 LTE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면서 2012년 갤럭시S3 LTE 버전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모바일 AP 시장의 절대강자인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10'이 발열과 성능저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가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최신 AP인 '엑시노스 7420'은 20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스냅드래곤 810 보다 앞선 기술인 14나노 FinFET 공정을 이용해 생산되는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엑시노스 7420은 기존 20나노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옥타코어 대비 소비전력은 35% 감소했고, 성능은 20% 이상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문제를 이유로 오는 3월 내놓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퀄컴의 AP 대신 엑시노스 7420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퀄컴 역시 지난달 말 실적 발표 자리에서 "최대 고객사의 플래그십 기기에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가 탑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해 삼성전자의 이탈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퀄컴 매출의 12%를 책임져 온 최대 고객이다. 따라서 갤럭시S6에 퀄컴 AP 대신 엑시노스 7420이 탑재되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매출과 수익성은 전보다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 810의 약점을 파고들어 엑시노스 7420을 자사 스마트폰에만 사용하지 않고 외부 고객에게도 판매해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14나노 엑시노스를 외부 고객도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해외 여러 고객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호재는 또 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AP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애플의 차세대 프로세서 'A9'의 생산도 담당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 삼성전자만이 14나노 AP 생산설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소재 오스틴 라인에 14나노 FinFET AP 양산을 위한 투자와 준비를 마쳐 자사 및 외부 고객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춘 상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 및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 개선과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4나노 FinFET 공정의 조기 양산에 따라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이 올해 1.1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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