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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악셀' 밟는 신동빈號 M&A, 무얼 노리나 '비전2018' 달성 위해 광폭행보 재개..M&A 따라 그룹 매출 좌우 '그늘'도

장지현 기자공개 2015-02-27 08:20:16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4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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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사진)이 1년 만에 본격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 행보를 재개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KT렌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세계 6위 면세업체로 꼽히는 이탈리아 '월드듀티프리(이하 WDF)' 인수를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M&A 시장에서 변죽만 울렸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1조 원이 넘는 대형 딜에 잇따라 뛰어든 것.

특히 롯데그룹은 이번 KT렌탈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과거 M&A를 진행하면서 지켜왔던 원칙을 깨는 등 과감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적정 범위 안의 가격에서만 거래를 진행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던 롯데가 이번에는 주도적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이다. KT렌탈의 예상 매각가는 6000억~7000억 원 선이었지만 지난달 29일 1차 본입찰에서 8000억 원 중후반대, 이번 2차에서는 롯데가 1조500억 원을 제시하며 몸값을 스스로 올렸다.

더불어 WDF는 인수규모 3조~4조 원의 대형 매물로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롯데그룹은 기업 M&A에 사상 최대 금액을 쏟아 붓게 된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3년 앞으로 다가온 '비전 2018달성'을 위해 이제는 물불 가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M&A에 울고 웃는 실적…금융위기 직후 2년 동안 M&A 18건, 외형 대폭 성장

롯데그룹은 2004년 이후 10년 동안 총 34건의 M&A를 진행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SPC(특수목적법인)에 지분을 투자한 것은 전략적투자(SI) 성격이 강해 M&A 건수에서 제외했다.

롯데그룹에서 M&A가 가장 많이 이뤄졌던 시기는 역설적으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한 후 유럽발 세계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9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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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2건씩 이뤄졌던 M&A는 2009년 7건, 2010년 11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두 해에만 M&A에 투자한 금액이 5조905억 원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지난 10년 동안 M&A에 투자한 금액인 8조9137억 원의 57%에 해당하는 수치다.

2009년 초 5030억 원을 들여 두산주류BG를 인수한 데 이어 해태음료 안성공장(300억 원), 버스교통카드 마이비(670억 원), 파키스탄PTA(706억 원), 기린(799억 원), 중국 타임스(7300억 원), AK면세점(800억 원)을 차례로 인수했다.

2010년에는 대표적으로 GS리테일의 백화점, 마트사업부(1조3000억 원),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1조5000억 원) 등 11개 업체를 인수했다.

롯데그룹의 외형은 다수의 M&A를 통해 탄력을 받으면서 빠르게 커나갔다. 그룹 전체 기준 2009년까지 40조 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롯데는 2010년 62조 원, 2011년 73조 원, 2012년 82조 원까지 성장했다.

2009년 이후 3년 동안 롯데그룹의 평균 매출 성장률은 19%안팎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M&A에 주춤하고, 외부 경영환경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롯데그룹의 실적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13년 롯데그룹의 국내외 매출은 83조 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1% 증가한 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83조 원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롯데가 목표했던 90조 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재계에서는 롯데의 탁월한 M&A 감각을 인정하면서도 M&A에 의존해 성장해온 롯데그룹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재계 순위 5위 그룹으로 성장해 나간 것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신동빈 회장이 아직 젊은데다 유통에 집중된 사업구조, M&A를 그룹 규모를 키워왔다는 점 때문에 제조업 중심의 재벌그룹 내에서는 저평가 받는 부분이 있다"고 귀띔했다.

◇신동빈 회장의 두 어깨에 올려져 있는 '비전 2018'

신동빈 회장이 올 들어서 다시 M&A에 기지개를 펴는 것은 '비전2018'이 코 앞으로 다가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M&A 광폭행보를 보인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기업인수에 되레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동빈 당시 부회장이 '비전 2018'을 선언하면서 '신동빈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해다.

지난 2009년 신동빈 회장은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2018년까지 매출 200조 원을 돌파하고,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비전을 선포했다.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 없이 홀로 비전 선포식을 주관한 신동빈 회장은 그 해 4월, 신격호 총괄회장이 30여 년 전에 만든 '롯데훈(訓)'과 '회장 경영방침'이 표기된 액자를 '비전 2018' 내용으로 교체했다.

때문에 비전 2018은 온전히 신동빈 회장이 넘어야 할 과제다.

문제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으로 롯데그룹의 축인 유통, 식품, 화학 사업 등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사업의 경우 제2롯데월드는 안전 이슈 등으로 예상 매출을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야심차게 진출했던 해외 시장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학사업은 유가급락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4조8590억 원, 영업이익 3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28.1%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은 다시 'M&A'에서 해결책을 찾는 모양새다. 특히 올 초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승계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신동빈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비전 2018달성'과 '제2롯데월드 완공'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최근 롯데그룹의 매출 성장부분 가운데 3분의 1은 M&A를 통한 것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기존 사업을 통한 자체적 성장"이라며 "비전 2018은 롯데그룹의 모든 행보에 적용이 되는 부분이지만, M&A가 롯데그룹 성장의 30%가량을 담당하는 만큼 향후 M&A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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