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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프리IPO, '재무개선+노선확대' 노림수 싱가포르항공서 20% 자본유치 추진…공모가 영향 거래가격 관심

민경문 기자공개 2015-03-18 09:52:36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7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싱가포르항공을 대상으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진행한다. 상장을 앞두고 그 동안 사모투자펀드(PEF)의 '러브콜'을 거절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격적인 의사결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제주항공의 자본잠식 해소와 함께 해외 노선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주항공은 17일 공시를 통해 싱가포르항공으로부터 지분 20%의 투자 유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 형태는 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외 주식시장(K-OTC)에 따르면 16일 제주항공 종가는 3만 1000원이다. 제주항공의 주식 수(2200만 6758주)에 20%를 단순 계산하면 거래 금액은 1364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최대 저가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 제안을 거절해 왔다.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다보니 향후 훨씬 더 좋은 기업 가치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작년 영업이익(295억 원)의 경우 전년대비 무려 94%이상 증가했다. 섣불리 FI를 받아들일 경우 향후 IPO 시기라든지 주주간 계약 등의 문제로 협상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자금을 투자키로 한 싱가포르항공은 FI보다는 SI(전략적 투자자)에 가깝다. 전 세계 37개국 102개 도시를 운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선진화된 운용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향후 국제노선을 확대하는 데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작년 12월 인천~오키나와, 인천~하노이 노선을 신설했고, 올해 1월에는 대한항공 독점 노선이던 부산~괌 노선을 새로 취항한 바 있다.

특히 프리IPO 자금이 유입될 경우 설립 초창기 누적된 적자 때문에 쌓여왔던 결손금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제주항공의 결손금 규모는 작년 말 기준 550억 원 정도다. 결손금 자체는 거래소 상장을 노리고 있는 제주항공 입장에서 큰 걸림돌은 아니지만 양호한 재무 구조로 공모에 나설 경우 투자자 유치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 주주 구성을 보면 AK홀딩스 69.61%, 애경유지공업 16.62% 등 애경그룹이 86.2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제주도와 산업은행이 각각 4.5%씩 지분을 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경그룹 지분이 90%에 가깝다보니 20%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해도 경영권 유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역시 거래 가격이다. 싱가포르항공이 SI라고 해도 기대 이하의 가격을 제시할 경우 애경그룹에서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제주항공으로서는 이번 거래 가격이 사실상 공모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관계자는 "싱가포르항공과의 자본 유치 협상은 제주항공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기보다는 전략적 제휴 목적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당초 4월 예정됐던 거래소 예심 청구 일정 역시 한 달 정도 연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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