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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현대·기아차 큰 별들…다가온 '정의선 시대' 글로벌 개척 주역 '설영흥' '안병모' 퇴진…경영진 세대교체

박창현 기자공개 2015-04-13 10:54:5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0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 성공 신화를 만든 해외통 일등 공신들이 연이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부회장 직급 임원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사장급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체제 구축에 드라이브가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는 최근 신임 미국 조지아 공장 법인장과 미국 판매 법인장에 각각 신현종 부사장과 손장원 전무를 선임했다. 조지아 공장 법인장과 판매 법인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미국 생산·판매를 총괄했던 안병모 부회장(사진)은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안 부회장은 향후 기아차 고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안병모
안병모 기아차 부회장
현대기아차그룹 내부에서 안 부회장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생산 공장이 모두 안 부회장의 손을 거쳐 완성됐기 때문이다.

안 부회장은 지난 1977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1998년 이후부터는 기아차 미국법인장, 캐나다법인장, 북미지역본부장을 두루 역임하면 그룹 대표 해외통으로 성장했다. 특히 2001년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건설의 실무 총괄을 맡았고, 2005년에는 기아차 해외프로젝트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돼 조지아 공장 건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기아차 미국 생산·판매법인 총괄대표를 역임하며 조지아 공장과 미국 판매 법인을 기아차 최대 해외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성과에 대한 보상도 이어졌다. 안 부회장은 작년 그룹 해외 임원으로는 두 번째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차 내 부회장 직급 임원은 대표이사인 이형근 부회장과 안 부회장 단 둘 뿐이었다.

하지만 안 부회장은 부회장 승진 단 1년 만에 경영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안 부회장이 맡았던 미국 조지아 공장 법인장과 미국 판매 법인장 자리는 차석자들이 각각 배치됐다. 안 부회장으로 집중됐던 미국 핵심 법인 운영 권한이 사장급 이하 임원들에게 분배된 셈이다.

안 부회장이 대표적인 정몽구 회장 최측근 임원인데다 권한 역시 막강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가 정의선 체제 구축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실적 정체 국면과 맞물려 적통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의 영향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안병모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과 독대가 가능한 몇 안 되는 핵심 참모로 평가받고 있다"며 "정의선 부회장 입장에서는 안 부회장보다는 사장급 이하 임원들과 손발을 맞추기가 더 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영흥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
이번 인사 조치는 또 다른 해외통 핵심 참모였던 설영흥 부회장(사진) 퇴진과 겹치면서 정의선 체제 구축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정몽구 회장 최측근 원로 임원이었던 설영흥 현대차 중국사업총괄 담당 부회장도 작년 초 전격 사임했다. 후배 양성이 표명적인 퇴임 이유였다.

안 부회장이 미국 시장 개척자였다면 설 부회장은 그룹 내 독보적인 중국 전문가였다. 설 부회장은 중국 베이징현대합작사 설립과 베이징 시내 택시의 아반떼 공급 등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굵직한 사업성과를 일궜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을 발판 삼아 세계 5위권 자동차 메이커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중국 사업을 진두 지휘하며 혁혁한 성과를 이뤄내자 정몽구 회장은 중국 관련 사업을 설 부회장에게 일임할 정도로 큰 신뢰를 보냈다. 해외 임원들 가운데 최초로 부회장직 타이틀을 거머진 사람도 바로 설 부회장이었다. 두 번째 수혜자가 바로 안 부회장이었다. 하지만 부회장 왕관까지 썼던 두 해외통들은 현재 모두 고문으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업계는 장기간 해외 시장을 총괄하며 정몽구 회장의 핵심 가신으로 평가받는 해외통들이 경영 일선으로 물러나고 젊은 사장급 임원들로 세대 교체되는 것 자체가 젊은 현대차 만들기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젊은 현대차 만들기는 궁극적으로 정의선 부회장 영향력 확대와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결국 2세 후계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설 부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안 부회장이 퇴진한다고 하자 그룹 내부에서 적지 않은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내부적으로도 후계 승계까지 내다본 인사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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