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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만든 혜안…글로벌투자 저력 이어간다" [대표펀드매니저열전]이은우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

신수아 기자공개 2015-05-12 08:23:36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8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 투자 심사역이 전세계에서 가장 보람 있고 재미있는 직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스타트업,·보안·핀테크 업체, 벤처캐피탈. 언뜻 봐서는 공통점을 찾기 힘든 업계를 두루 거친 이가 있다.
대표펀드매니저_이은우 상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혜안은 이제 1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관리할 수 있는 그 만의 실력으로 자리잡았다. 이은우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의 이야기다.

머니투데이 더벨과 만난 이 상무(사진)는 "열린 자세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벤처 투자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일인지 알 수 있다"며 "벤처 투자는 단순히 숫자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투자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 다채로운 경험 투자 혜안으로

2007년 소프트뱅크벤처스에 입사한 이 상무의 이력은 다채롭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는 보안 관련 업체에서 병역 특례로 근무했다. 스스로 운명을 결정해나간다는 신념을 가졌던 이 상무는 이때부터 창업을 고민했다.

하지만 당시 엔지니어로서 근무하며 기획개발을 담당했었던 그는 회사 운영을 위해서라면 모든 부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학업을 마친 후 삼성전자에 입사하기로 선택한 이유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해외 영업을 3년 정도 했다"며 "이후 뜻이 맞는 친구들과 힘을 모아 창업에 나섰고 삼성전자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비지니스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업 감각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어 고민하던 차에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님을 만나 벤처 업계에 처음 뛰어들게 됐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병역 특례로 근무한 보안 벤처업체에서는 직원으로, 대기업에선 조직의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일원으로, 스타트업에서 창업자 역할을 직접 경험한 그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이 상무는 "실제 사업을 하는 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잘 이해하고 있다"며 "투자자로서 저와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조언이 어떻게 해야 스타트업의 의사결정에 녹아들 수 있을지, 그 최적점을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운영과 투자를 통한 가치 증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실행할 것이냐의 문제지 (피투자자들이) 모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의 조언이 맞는다 하더라고 상대가 수긍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200억 글로벌펀드로 투자 저력 이어간다

차근차근 걸어 온 그는 이제 1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바로 'SB글로벌스타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다.

지난해 10월 한국벤처투자의 수시출자사업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5개월 만에 결성한 'SB글로벌스타펀드'는 지향점이 분명하다.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글로벌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이 펀드는 소프트뱅크벤처스만의 경쟁력이 녹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상무는 "글로벌 스타라는 펀드 명처럼 한국의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펀드의 유한책임출자자(LP)로 모기업인 소프트뱅크(SoftBank Corp.)와 넥슨코리아, LIG손해보험 등이 참여한 바 있다.

이 펀드는 큰 맥락에서 먼저 운용했던 'SB팬아시아펀드'의 연장선상에 있다. 통상적으로 벤처 펀드의 규모가 300억 원에서 4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 펀드는 이례적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이 상무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이 1000억 원 정도의 사이즈면 의미 있다고 판단하지만, 해외 진출은 이보다도 더 큰 규모의 성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또한 단순히 일회성 투자가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 후속 투자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사이즈의 펀드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초기 투자부터 그로스(Growth) 단계의 투자까지 두루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SB글로벌스타펀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인터넷·모바일·통신 기술 기반의 ICT 분야에 주타겟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불과 5년 여 사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분야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관련 기업의 가치 역시 속도감 있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해외 진출 역량을 두루 갖춘 국내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 모험적인 사업가 등을 일컫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와 감각도 높아지고 있다"며 "또한 한국 시장과의 접점이 있는 해외 기업을 발굴해 가교 역할을 해 나가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머징 마켓에서 성장 기반을 다지며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 인재들도 유념해서 지켜볼 예정이다.

벤처 투자는 성공확률이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예측 안되는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정답 찾아가는 사람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 상무는 "성공한 기업은 '무엇'이 달랐기 때문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절반의 성공 확률 속에서 나머지 절반을 좌우하는 행운이 다가왔을 때 이를 바탕으로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촘촘하게 커리어를 쌓아온 이은우 상무. 그가 그리는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이 상무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저 역시 제가 3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맞춰본 적이 없다"며 "다만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은 항상 가지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녹슬지 않는 감각을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이 상무의 신념은 벤처 업계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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