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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분기 에비타 KT에 역전 허용 4분기만에 1조 이하 실적… 업계 내 수익성 하락폭 가장 커

정호창 기자공개 2015-05-14 08:37: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올 1분기 경영성적표에서 체면을 구겼다. 현금 창출력에서 업계 2위인 KT에 역전을 허용했으며, 수익성 하락폭도 경쟁사들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SK텔레콤은 올 1분기 3조 1335억 원을 올려 40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132억 원, 16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장 1위 사업자다운 실적으로 SK텔레콤이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그러나 1분기 경영성적을 꼼꼼히 살펴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보면 SK텔레콤은 올 1분기 9607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9736억 원의 에비타를 기록한 KT에 129억 원 뒤진 성적이다.

문제는 이처럼 2위 사업자에게 역전을 허용한 원인이 KT가 뛰어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 아니라, SK텔레콤이 전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에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시장경쟁 과열로 과도한 마케팅비를 지출했던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 연말까지 매분기 1조 원 이상의 에비타를 안정적으로 창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이 시행되며 이통통신시장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SK텔레콤은 올 1분기에 전보다 하락한 경영실적을 내놓게 됐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1.5%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에비타는 각각 9.9%, 6.6% 감소했다.

반면 KT는 비슷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단행한 구조조정 효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직전 분기에 비해 0.6% 줄었으나 에비타는 26%나 증가했다. 물론 기저효과에 의해 나타난 착시현상이긴 하지만 SK텔레콤보다 수익성 하락폭이 낮았던 점 역시 수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은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업계 1위 사업자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수익성 감소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SK텔레콤의 에비타 마진율은 30.7%를 기록해 20% 초반대에 그치고 있는 KT(23.6%)와 LG유플러스(21.6%)를 압도하고 있다. 과반에 육박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시현할 수 있기에 나타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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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분기 에비타 마진율 감소폭은 SK텔레콤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직전 분기(32.3%)에 비해 에비타 마진율이 1.7%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KT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마진율이 5%포인트 상승했고, LG유플러스는 0.5%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시장환경이 악화되자 가입자수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수익성 관리에 보다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수익성은 지난 1년간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32.9%를 기록했던 SK텔레콤의 에비타 마진율은 3분기 31.9%로 떨어지며 하락 추세에 접어들어 결국 올 1분기까지 2.2%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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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고민은 수익성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시장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단통법 시행에 이어 선택약정할인제도 강화에 나서며 통신비 인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또 조만간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제4이동 통신사가 출범하게 되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 사업자에게 저가에 통신망을 임대해줘야 한다.

최근 KT가 '데이터' 중심의 새 요금제를 출시하며 이동통신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 것도 SK텔레콤 입장에선 부담요인이다. 이통 3사 모두가 조만간 비슷한 형태로 내놓을 새 요금제는 무제한 음성통화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용량에 따라 요금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이런 새 요금제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면 음성통화 위주의 소비패턴을 갖고 있는 중장년층 가입자 비중이 높은 SK텔레콤은 단기적으로 가장 높은 실적 저하 부담을 안게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에비타 마진율은 조만간 3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덩치가 큰 만큼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가 힘들어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수익성 유지나 개선 방안을 찾는 일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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