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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 확대해야 보험사기 적발 늘어" 이석환 삼성화재 SIU 책임 "보험사기 조사자 권한 확대 필요"

윤 동 기자공개 2015-06-23 09:21:19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8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사기를 조사하는 실무 현장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일까? 이석환 삼성화재 책임(사진)은 '보험사간의 정보 공유의 단절'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책임은 손해사정법인에서 7년, 삼성화재 보험조사파트에서 12년을 근무한 SIU(보험사기특별조사팀) 실무의 베테랑이다.

이석환
그에 따르면 보험사기 조사는 범인들 간 관계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기범들이 조직을 이뤄 가해자와 피해자, 목격자 등의 배역을 돌아가면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사기를 저지를 때마다 보험사를 변경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보험사 한 곳의 정보만 가지고는 단순한 사고피해자로 볼 수밖에 없지만 다른 보험사의 정보를 모두 모아본다면 매년 사고를 저지르는 보험사기범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기 조사에서 다른 회사의 사고와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인 이유다.

하지만 최근 강화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이런 회사간 정보 공유가 제한돼 보험사기에 대한 초기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가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리가 강화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나 정보 공유만 되어도 잡을 수 있는 보험사기범들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5~6년 정도 전만 해도 회사간 정보공유나 보험개발원의 사고정보시스템을 통해서 보험사기범 일당의 추적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피해자 외에 사건 관계자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도 없게 됐습니다.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있지만 정보가 불충분해 놓치는 사기범이 많아졌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모든 보험사의 사고 내역이 모이는 금융감독원이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SIU에서 보험사기 혐의를 거의 확정해 금감원에 보고하는 일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금감원에 보고하기 전 깊이 있게 분석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근 보험조사가 자동차보험보다 장기보험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이유도 이런 정보 공유 단절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이 책임의 시각이다. 원한다면 매해 다른 보험사로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장기보험은 한 보험사에 장기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상품의 특성상 한 보험사에 여러 번의 사기를 저지르기 때문에 자기 회사의 정보 외에 알기 어려운 보험사 입장에서 장기보험 사기사건에 집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중요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는 점이 SIU 업무에서 가장 힘든 부분 같습니다. 현재 금감원에서 너무 고생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처럼 보험사기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미국의 사립탐정법 같이 SIU 조사원의 정보접근성을 늘리는 정책이 도입되면 보험사기 적발도 쉬워질 것 같습니다."

이 책임이 소속된 삼성화재는 SIU 업무의 시스템을 잘 갖췄기 때문에 이런 전체적인 효율성 저하 현상을 더 강하게 느낀다는 지적도 많다. 업계 1위인 만큼 보험사기 건도 그 만큼 많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996년 업계 최초로 보험조사파트를 신설하면서 보험사에 SIU라는 개념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시스템을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임은 수많은 보험사기 건을 보면서 최근 보험사기가 점점 확대되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보험사기가 확대되는 것은 보험사기범에 대한 처벌이 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보험사기범이 사기를 시도하더라도 보험금 심사단계에서 전말이 들통 나는 경우 죄질이 크게 나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보험사가 고객을 고발하는 것이 마케팅적으로 불리할뿐더러 자칫 문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사단계에서 걸러지는 사기사건도 상당히 많은데 그런 분들은 아무런 처벌이 없습니다. 안걸리면 좋고 걸리면 그만. 이런 인식이 정착되다 보니까 보험사기가 점점 더 커지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책임은 전직 경찰 출신이 대다수인 SIU 조사실무자 중에서 흔치 않은 비경찰계다. 2004년 삼성화재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 SIU 외길을 걸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보험사기를 저지를 때 조사를 맡는 등 오랜 기간 현장을 지킨 보험사기 조사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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