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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유통업 규제 '기회'로 만들어라 [2015 thebell 유통 포럼]양천호 딜로이트 안진 이사 "시장 확대,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대세"

장지현 기자/ 연혜원 기자공개 2015-07-24 09:18: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2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비재산업 분야에서 규제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형 유통업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이다. 경제민주화 논리와 정부 재정 적자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국내 대형 유통업 관련 규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 유통 업체들은 강화되고 있는 규제 정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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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호 딜로이트 안진 기업리스크자문본부 이사(사진)는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5 더벨 유통 포럼'에서 '소비재·유통 관련 규제 동향 및 대응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규제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체계를 갖춰나가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부패방지법 독일기업인 '지멘스'를 예로 제시했다. 지멘스는 2008년 뇌물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미국 정부에 8억 달러(당시 1조824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벌금을 물었다. 이를 계기로 지멘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규제 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지멘스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잘 구축한 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양 이사는 "지멘스의 경우 비즈니스별로 컴플라이언스를 따로 담당하는 조직이 있다"며 "프로세스 면에서도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규제와 관련된 리스크를 예방 단계와 적발 단계 등으로 나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멘스는 또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체계 운영 성과와 경영진의 인센티브제도를 연결시켰다. 컴플라이언스 성과 평가 결과는 지멘스의 연간 인센티브 책정 요소의 17%가량을 차지한다.

지멘스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2013년부터 규제 준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도 계속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마트는 컴플라이언스 체계 도입기인 2013년 직원들 의식을 일깨우고, 확산기인 2014년 본격적으로 관련 인력을 확대했다. 앞으로는 윤리경영과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통합하고, 리스크 평가를 정례화 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규제를 유통업, 제품 안전, 개인정보 보호 등 14가지 영역으로 분류해 놓았고, 이를 4개 조직으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반부패, 전자상거래는 별도의 전담 조직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

양 이사는 국내 유통업체에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이 중요해진 배경으로 △시장과 관할 지역의 확대 △진화하는 규제 환경 △소셜미디어와 정보 접근성의 영향 △증가하는 준법 비용 △기업 성장 속 준법 등을 꼽았다.

양 이사는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의 경우 객단가 하락과 소비 감소로 인해 해외사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전에 현지 법규나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한 규제를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정부의 규제 정책이 영리하게 진화하고 있는 데다 SNS 발달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확산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법을 한 번 만들면 바꾸기 힘든데 지금은 기존에 관행상 적용이 안되던 법도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사전에 검토가 누락됐거나 담당자의 개인 기술에 의존하거나, 문화적 차이로 위반 행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법령 정보를 잘 숙지하고 현업과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양천호 딜로이트컨설팅 이사 발표 전문

오늘은 소비재 유통 관련 규제 동향 및 대응 전략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규제에 대한 대응 방법은 크게 봤을 때 2가지로 나뉜다. 수용하느냐 회피하느냐 두 가지 전략이다. 하지만 회피는 쉽지 않다. 규제를 회피한다는 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갑자기 바꾸거나 시장을 갑자기 바꾸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현명한 규제 대응 전략은 규제를 수용하거나 위반하지 않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첫 번째로 규제를 잘 지킬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리스크(Compliance risk) 관리 체계'에 대해 얘기하겠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다양한 규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 '상생법' 등 당양한 규제가 존재한다. 이 같은 규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지멘스 창립자는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미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지멘스는 영업을 잘하는 글로벌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2008년에 반부패 관련 혐의로 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지멘스는 이후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잘 구축해 최근엔 컴플라이언스 하면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회사가 됐다.

국제적으로 소비재, 유통산업 분야에서 규제가 대세가 되고 있다. 일본은 담배 규제, 이탈리아는 주류 규제, 미국은 청량음료에 대한 세금 부과로 대표되는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경우 대형 유통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통업에 있어 선진국들도 영업시간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경제 위기 이후엔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통업에 대한 규제는 당분간 강화될 것 같다. 최근엔 국내에서 법집행 의지가 강해지고 경제민주화 논리가 부상하고 있어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해외에 진출할 때도 해당 국가의 로컬(Local) 법규나 문화차이로 인한 규제를 인지해야 한다. 규제는 영리하게 진화하고 있다. 법령 정보를 잘 숙지하고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설립해야 한다.

두 번째로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선진사례'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 무엇보다 규제에 대한 반발이 강한 현업 종사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지멘스의 경우 비즈니스별로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따로 있다. 규제 리스크를 예방 단계와 적발 단계로 나눠 체계적으로 대응한다. 또한 현업에선 컴플라이언스를 담당 임원들의 성과 평가로 연결 짓는 방식으로 체계화해 현업 종사자들의 불만을 줄였다.

월마트는 2013년부터 3년에 거쳐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만들었다. 도입기엔 조직체계를 재정립하고, 확산기에는 전문 인력을 확대해 교육을 강화했다. 고도화기에는 실질대응 차원에서 체계를 보강했다. 월마트는 14개로 분류한 규제를 4가지 조직으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반부패', '전자상거래 규제'는 별도의 전담 조직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세 번째로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Framework)'에 대해 얘기하겠다. 회사는 '컴플라이언스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규제를 완전히 인지하고 일상적인 영업활동에 얼마나 녹일 수 있을 지 평가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규제에 관한 협업 종사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규제환경은 갈수록 녹록치 않다. 수용하는 단계에서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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