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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유통', 달라진 결합 방식 패션업 진출 유통업체 줄고, 유통업 진출 패션업체 늘어

연혜원 기자공개 2015-06-30 10:39:08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9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과 유통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두 사업이 결합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거 백화점을 전개하는 유통대기업들이 패션업에 진출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역으로 패션업체들이 유통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백화점이 과거와 같은 수익성을 담보해주지 못하자 패션업체가 스스로 유통 활로 찾기에 나선 것이다.

◇과거, 유통대기업 패션업 진출 활발

과거 유통대기업들은 백화점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고가 패션 브랜드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패션사업에 진출했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은 1980년부터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패션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및 아웃렛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해외 명품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단순히 브랜드 조달 역할을 넘어서 아웃렛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신세계사이먼 지분 25%를 확보하며 그룹내에서 유통업과의 사업적 밀착성을 강화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 백화점과 아웃렛 외에 그룹 내 대형마트 유통망인 이마트를 활용하기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로부터 2010년 브랜드 '자연주의', 2011년 브랜드 '진홀릭'을 영업양수하며 이마트 내 패션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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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파주프리미엄아웃렛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한섬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패션사업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패션업체 중 드물게 자사브랜드로 고가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던 한섬을 인수한 이후 자사브랜드와 더불어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도 확대해 나가며 한섬과 백화점 및 아웃렛과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턴 현대백화점그룹 내 현대홈쇼핑에 한섬 브랜드를 입점 시키며 정체된 백화점 매출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유통망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신세계인터내셔날,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과 같이 유통기업이 패션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형태의 경우 점점 두 사업 간 시너지가 줄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형태는 주로 백화점과 고가브랜드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두 사업 모두 성장이 정체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거세진 패션업체 유통업 진출 열기

국내 백화점 성장이 후퇴하면서 백화점 매출이 보장되지 않자 패션업체들은 최근 자체적으로 유통망 확보에 나섰다. 패션업체들은 유통업 진출을 통해 기존 패션사업 외 새로운 수익창출사업을 도모하고 자체 유통망을 통해 자사 브랜드 입지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와 LF(옛 LG패션), 코오롱FnC가 대표주자다.

형지는 '바우하우스'로 새로운 수익창출처를 만들고 '형지타운'을 통해 자사 브랜드 입지 강화하겠다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형지는 2013년 예신그룹으로부터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쇼핑몰 '바우하우스'를 인수하며 처음으로 유통업에 진출했다. 바우하우스는 형지 브랜드 외 다양한 국내외 패션브랜드와 외식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며 종합쇼핑몰로서 수익을 내고 있다. 바우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168억 원으로 전년도(94억 원)보다 78.7% 성장했지만 아직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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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 바우하우스
바우하우스와 달리 올 초 부산에 이어 내년 용인에도 들어서는 '형지타운'은 형지의 자사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형지 전용 쇼핑몰'을 표방하고 있다. 최병오 형지 회장은 "형지타운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형지의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LF의 유통업 강화는 유통채널 다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F는 최근 적극적으로 소규모 유통회사를 인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만 패션 전문 온라인 쇼핑몰 기업 '트라이씨클'과 라이프스타일 전문 케이블 방송 '헤럴드동아TV' 2곳을 인수했다.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유통채널에서 온라인채널로 유통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 직접 온라인 유통회사를 인수하고 나선 것이다.

코오롱FnC는 지난 4월 컨테이너 쇼핑몰 '커먼그라운드'를 통해 유통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다른 패션업체들과의 차별점은 자사브랜드 입점을 배제하고 오로지 독립 디자이너 매장만을 유치했다는 점이다. 코오롱FnC는 유통업 진출로 자사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보다 공유가치창출(CSV)을 도모하는 동시에 '유통' 사업 자체가 가져오는 수익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가 유통업을 영위하면 자사브랜드 성장이 정체 돼도 유통채널에서 타사브랜드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선 "유통업이란 게 개별 인력을 필요로 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임대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패션업체가 유통업을 영위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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