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호텔롯데 상장, 反신동빈 지분 엑시트 용도일까 [롯데 왕자의 난]신동빈, 그룹 장악력 극대화 속내…韓투자비중 높여 日기업 논란 불식시킬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5-08-12 09:4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롯데 지배구조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장 안팎의 압박이 거셌던 상황에서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는 불가피한 의사 결정으로 보인다. 공모를 통해 국내 기관 및 소액투자자들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그만큼 기존 일본계 투자자들의 지분율은 희석돼 그 동안의 '국적'논란도 일정 부분 불식시킬 전망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경영권 분쟁을 통해 드러났던 신 회장의 반대세력들이 구주매출에 나설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신 회장으로서는 이들에게 엑시트(자금 회수) 창구를 마련해주고 한국롯데를 호텔롯데 중심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복안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지분율 19.07%)이고, 정체불명의 L투자회사 12곳이 72.65%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호텔롯데였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이 같은 복잡한 연결고리를 끊는 유일한 대안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부터 검토해 왔다"며 그 동안 계속 논의돼 왔던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정이 필요했던 만큼 그 동안 독자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는 것. 다만 금융당국이 롯데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기에 더 이상 호텔롯데 상장을 미룰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이번 딜을 계기로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호텔롯데의 공모 구조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신주를 발행하든, 기존 지분을 매각하든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매입에 나서게 되는 상황이다. 20%만 공모해도 L투자회사를 비롯한 일본계 지분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72.65%의 호텔롯데 지분을 가진 L투자회사 가운데 일부가 이번 상장을 통해 구주매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들은 2007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는데 현재로선 실질적인 대주주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신 회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일부 L투자회사의 경우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는 "신 회장이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더라도 여전히 L투자회사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누구냐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결국 신 회장 입장에서는 이들에 엑시트 기회를 마련해 주는 대신 한국롯데에 대한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이 신 전 부회장과의 동의 하에 이뤄진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IPO를 위해 별도의 이사회나 임시주주총회가 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본인의 한국롯데에 대한 장악력을 과시하기 위한 블러핑(bluffing)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향후 추이에 따라 언제든 IPO 계획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상장을 발표하긴 했지만 시기 역시 지금으로선 정해진 것이 없어 보인다. 신 회장도 구체적인 상장 시기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문제라 제가 언제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

다만 호텔롯데의 핵심 자산이 계열사 지분인데 이들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IPO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롯데손해보험(26.58%) 롯데케미칼(12.68%) 롯데푸드(8.91%) 롯데쇼핑(8.83%)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제과(3.21%) 등 수조 원에 이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