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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긍정적 '변화' [thebell note]

장소희 기자공개 2015-08-21 08:37: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0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 와인잔에 우리가 생산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가득 담으면 한 잔에 500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삼성전기 제품 홍보관 한 켠에는 모래알 같이 작은 알갱이가 담겨진 와인잔이 하나 전시돼있다. 와인잔에 담긴 것은 모래알이 아니라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다. 모래알 같은 부품이 가득 차 있는 와인잔 하나가 5000만 원이라고 하니 MLCC가 얼마나 고부가가치 효자제품인지 짐작이 가능했다.

조만간 삼성전기 제품 홍보관은 MLCC 같은 제품을 제외하고 전시품을 절반으로 줄이게 됐다.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에 따라 최근 몇 가지 저부가가치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제품 홍보관에서 보니 HDD모터, 파워모듈과 튜너, ESL(전자가격표시장치) 등 정리되는 사업의 제품들은 하나같이 큰 덩치를 자랑하는 것들이다. 작지만 수익성 높은 제품들로 꾸려진 새 포트폴리오는 하반기 삼성전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바람은 신사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에 있었던 2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이미 3~4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신사업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사업인 자동차부품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뤄 5년 내에는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신사업 추진으로 이번에 정리된 사업 공백을 채울 대안도 마련된 셈이다.

사실 삼성전기는 자동차부품사업 진출에서 경쟁사인 LG보다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이노텍을 포함한 LG그룹 전자계열사들은 이미 수주를 이어가며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을 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또 한장의 반전 카드를 품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관점으로 자동차부품 분야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금도 국내외 시장에 경계를 짓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몇 곳을 검토 대상에 올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과 신사업 진출, 적극적인 M&A 추진까지 새로 목표를 정한 삼성전기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와인잔 한잔에 담긴 MLCC의 부가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이끌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 빈 자리로 남겨진 삼성전기 제품 홍보관도 새로운 효자품목으로 채워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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