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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수익성 착시현상, 미리 대비해야" [2015 thebell 보험 Forum]장기적 연금성 상품 늘려야…해외진출 시 일본 사례 참고

한희연 기자/ 이승연 기자공개 2015-08-27 13:34:29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6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금리로 전 금융권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권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나아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현상 일 수 있다.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갑자기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에 대비해 운용전략이나 판매 상품 구성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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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수 한양대학교 교수,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박진해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장,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사진 좌에서 우)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5 더벨 보험 포럼에서 보험사 생존 방법과 보헙료 현실화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5 thebell 보험 Forum'의 토론자로 나선 박진해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장은 "자산 부채 평가방식 이원화 착시현상은 분명히 있다"며 "이에 따라 파생될 부담은 어차피 가시화될 것이고, 회사에 따라서는 영향이 큰 경우가 있어 어떤 형태로든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착시현상이 소멸되는 시점을 대비해 감독정책을 수립하되,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박 팀장은 "예견된 이벤트가 있으니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라며 "RBC지도비율 등은 적기 시정조치까지 가기 전에 미리 시그널을 주자는 취지이며, 수치를 엄격히 적용하기보다는 해당 회사 건전성과 금리 민감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감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국내보험사가 수익성을 위해 보장성 보험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연금성 상품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고, 은퇴자의 입장에 입각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많이 팔리는 연금전환 종신보험 등 하이브리드형 상품은 시장의 대세가 보장성에서 연금성으로 가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상품"이라며 "연금쪽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인출시기에 은퇴자의 수요를 충족하는 옵션을 고민한 상품을 많이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익성 악화 타개를 위해 추진되는 해외진출 전략으로는 일본의 사례가 참고할 만한 것으로 얘기됐다. 일본의 경우 최근 동남아 등 신흥시장보다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는 "일본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소수지분 형태로 미국이나 유럽 보험사에 투자해 경영권 없지만 파견 등으로 충분히 직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왔지만 최근에는 선진국이지만 아직 성장하는 시장인 미국에 눈독을 들이고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과 토론의 사회는 오창수 한양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다음은 토론 전문.

[질문1]

-저금리에는 국내 보험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저금리 기조인 일본의 경우 해외에 나가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일본 사례와 관련해 말하겠다. 제가 아는 한 동경화재보험은 이익의 40%를 해외에서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아시아 지역 위주로 진출하는데 아직 성과 없다. 보험 산업이 제도에 맞물려 있고 국가간 문화적 차이로 취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의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해외 사업에서 굉장히 수익비중이 높다거나 하는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진출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보험사들은 작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활발히 인수합병(M&A)에 참여하고 있다. 이전에는 신흥시장 위주로 진출했었다. 신흥시장의 경우에 시장이 굉장이 고성장인 나라들이라서 성과가 빨리 나올 거라 생각하지만, 문화적 차이나 숨은 규제 등의 요인이 있어 우리도 일본처럼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미국은 선진시장이지만 고령화율이 낮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인구도 늘고 있다. 일본도 이점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도 이런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일본 보험사의 해외 진출 전략은 크게 두가지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소수지분 형태로 미국이나 유럽 보험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소수지분이라 경영권은 없지만 직원 파견 등으로 충분히 직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다만 동남아 국가들은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시장 규모는 작다. 베트남의 경우 전체 산업 수익 중 보험료 비중이 1%를 조금 넘는다. 해외 진출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래서 지금 일본의 많은 보험사들이 선진국이지만 성장하는 시장, 일본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게 미국이다. 유럽보다 미국을 더 선호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보험사가 1700개 있는데 계속 줄어서 600~800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험회사에 투자하면 축적된 노하우가 점진적으로 전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일본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동남아 지역의 경우에도 그동안 상당히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 모습이고, 10년 정도 지나면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현재 미국에서 인수하는 보험회사는 중견 이상의 기업이다. 시장 장악력이 있는 회사들을 인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진출 전략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은 해외진출 전략을 나름대로 잘 준비해 왔고 진행중에 있다.

▷오창수 한양대학교 교수

최근에 일본 보험회사 관계자를 만났는데 해외 진출 전략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전에는 소수지분 투자 위주였지만 지금은 큰 규모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저성장 상황이라 전략이 변화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일본이 던져주는 것 같다.

[질문2]

-국내 보험사들은 수익성 때문에 보장성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아닌 회사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 시장은 오히려 연금 쪽에 두는 것 같다. 하지만 연금은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이나 해외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많이 팔리는 상품은 연금 전환·종신보험 등 하이브리드형 상품이다. 시장의 대세가 보장성에서 연금성으로 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연금 상품과 관련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는 데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에선 수익률을 제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변액 보험에 치중한다. 연금에 대한 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연금 상품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인출단계에서 보험사들이 많은 옵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은퇴자에겐 전달이 안될 뿐더러 은퇴자의 니즈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헷지도 높고 종신보험 전환도 낮다. 솔직히 보험사 입장에선 인출에 별 관심이 없다. 헷지했을 때 얼마의 수익을 올리느냐가 더 중요하다. 은퇴자에게 친화적인 상품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안치홍 밀리만코리아대표

한국 연금 상품의 경우 세제 혜택이 높지 않다. 물론 다른 권역에 비해선 높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선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또 판매를 위한 상품 판매 채널이 너무 없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연금 상품 판매 채널이 다양한다. 설계사들 역시 굉장히 전문적이다. 보험 업계에선 잘 팔 수 있는 채널을 보유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고비용이다 보니 채널 활성화 문제는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 보험사들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질문 3]

-자산부채의 다른 평가 방식 때문에 보험사의 수익에 착시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박진해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장

원래 ROE와 ROA는 보험사가 다른 권역에 비해 좋고 특히 생보사가 좋다. 모든 권역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보험사는 양호하다. 다른 권역과 일정한 갭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착시 현상은 분명히 있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어떤 형태로든 대비가 필요하다. 보험사들을 보면 상반기 이익이 상당하다. 생보사의 경우 매도가능채권 처분이익이 컸다. 이런 식으로 과거 고금리 때 샀던 채권을 팔아 당장의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 사내 유보금을 준비해야 한다. 자본확충의 경우 RBC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엄격하게 운용해 왔는데 과거 금리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그 시나리오별 영향도 평가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회사의 민감도나 자본의 질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것이다.

▷오창수 한양대학교 교수

보험사의 실적이 좋긴 하지만 IFRS 제도가 도입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가 날 것이라고 본다. 착시 현상이 분명이 있다. 현행 회계나 감독 제도로 잡을 수 없는 것이라서 두려움이 있다.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보험사의 경우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갈 때 유리하다. 갖고 있는 자산이 고금리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5년 후는 장담하지 못한다. 보험업은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갈 때, 혹은 저금리가 유지될 때 타격이 크다. 착시 현상에 대해선금감원이나 업계가 경계하고 살펴봐야 한다.

[질문 4]

-저금리를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변액보험 판매인데 유럽의 보험 회사들은 보증이 없는 변액 보험을 판매한다. 미국은 보증을 줄이는 추세다. 보증이 있는 보험의 경우 리스크가 있지만 적절히 햇지할 수 있으면 다른 상품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보증 보험의 경우 리스크 수위가 어느 정도 인지, 유럽을 따라 축소 추세로 가야하는 지 궁금하다.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유럽 보험사는 보증이 없는 뮤추얼 펀드를 주로 판매한다. 미국은 다양한 형태의 보증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유럽시장은 2000년 대 초반부터 미국형 변액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가 최근에 판매를 중단했다. 생각보다 헷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보험사들도 생각보다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 헷징을 줄이거나 보증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 보증이 갖고 있는 상품 경쟁력은 높다. 하지만 현재 발고 있는 변액 보험 상당수가 헷징이 가능하지 않다. 헷징이 가능하더라도 우리나라처럼 옵션 시장이 개발되지 않은 곳에선 한게가 있다. 미국과 같은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지금 파는 변액 보험은 리스크 관점에서 걱정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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